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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독특한 역사를 가진 뉴욕 공립 도서관 (The Jefferson Market Public Library)

[웹이코노미=손시현 기자] 9세기 후반 뉴욕시 인구는 당시 세계 2대 도시였던 파리 인구수를 추월하고 런던을 따라 잡고 있었다. 빠른 속도로 팽창하는 뉴욕시를 지켜보던 주지사 사무엘 틸든(1814-1886)은 시민들에게 문화의 장이 될 수 있는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비전을 세운다. 그리고 자신이 죽은 후, 2.4 million 달러의 개인 재산을 도서관을 짓고 운영하는 데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사무엘 틸든 도서관이 세워졌을 당시 뉴욕시에는 2명의 개인 자산가가 소장품을 전시해 운영하는 두개의 사립 도서관인 좐 에스터 참고 도서관과 제임스 레녹스 도서관이 있었지만, 두 곳 모두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었다. 바로 이때, 세 도서관을 합병해 서적을 무료로 제공하는 공립 도서관을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고, 뉴욕시가 이를 허가하면서 뉴욕 공립 도서관 이 탄생한 것이다. 현재 뉴욕시에서는 시민들에게 92개의 공립 도서관이 52백만권이 넘는 책과 미디어 컨텐츠를 무료로 대여해주며 지적 열망을 충족시키고 있다. 그 중 가장 독특한 역사를 가진 제퍼슨 마켓 도서관을 방문해 보았다. 9 Street 와 6 Avenue 가 만나는 삼각지대에 위치한 제퍼슨 마켓 뉴욕 공립 도서관은 특색있는 건축미로 주위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곤 한다. 1967년 이전에는 재판이 열리는 법원 청사였던 이 건물은 몇 번의 철거 위기를 넘기고 공립 도서관으로 탈바꿈 하게 되었다. 도서관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은 그리니치 빌리지(Greenwich Village) 라고도 불리는데, 이 지역의 오래된 건물의 풍취와 로컬풍의 레스토랑이 도서관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풍경이 매력적이다. 한적한 토요일 아침, 도서관이 문을 여는 오전 10시에 맞춰 방문한 도서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먼저 와 무언가에 심취해 있었다. 외관과 달리 건물 안에는 총 3개의 아담한 열람실이 있고, 정문을 지나 왼편으로는 어린 아이들을 위한 책방이 있다. 정문 오른편에는 일반 열람실로 가는 안내판이 있다. 나선형 계단을 빙글빙글 돌아 올라간 계단은 무려 140개로, 계단 옆면에는 화려한 문양의 창문이 나 있고, 고개를 들어 높은 천장을 올려다 보니 돌을 깍아 만든 아름다운 패턴을 볼 수 있었다. 직사각형 모양의 일반 열람실은 양쪽 벽에 세워진 6개의 거대한 창문으로 든 햇빛이 환하게 밝혀준다. 가지고 온 노트북에 열심히 글을 쓰는 학생들, 두꺼운 돋보기 너머로 역사책을 읽으시는 할아버지 등 이른 오전부터 도서관 내부는 한산한 뉴욕 거리와는 정반대 풍경이다. 성인 열람실을 나와 1층으로 돌아오니 작은 언더그라운드 갤러리(Little Underground Gallery) 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갤러리 입구쪽으로 몇 개의 계단을 내려가 붉은 벽돌로 세워진 지하 동굴에 도착하니 각종 잡지와 정기 간행물이 구비된 열람실이였다. 소정의 돈을 내고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는 컴퓨터 몇대와 복사기 몇대도 구비되어있다. 그리니치에 위치한 도서관인 만큼 그리니치 지역 역사를 담은 서적 콜렉션 또한 볼거리다. 이 지하 열람실은 건물이 법원 청사 용도로 쓰여지던 시절 죄수들이 재판에 앞서 대기하거나 판결을 받은 죄수들이 임시로 갇혔던 지하 감방이었다고 한다. 사시사철 공원 벤치에 앉아 무언가를 읽는 사람들, 아침시간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전자책에 눈을 지탱하는 이들 뉴욕커들의 독서 열정은 정말 대단하다. 전 세계에서 온 이민자들이 모여 세워진 나라인 만큼 소재도 다양하고 장르 또한 넘쳐난다. 그러고 보니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충고 역시 독서이기도 하다. 아마 그래서 미국이 세계 최대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2018년 새해를 맞이하여 모두 목표 하나쯤 세웠을 터. 그 목표 중 ‘문화 생활을 늘려봐야겠다’ 라던가 ‘평소에 읽어 보고 싶었던 책’ 혹은 ‘들어 보고 싶었던 영화나 음악 ’ 등이 있다면, 주변의 도서관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는 것이 어떨까? WD매거진팀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