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 이고운 기자] "도전 할 수 있는 지금이 좋아요"
‘골프 여왕’ 박세리(43)가 변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한국 선수로는 최초 우승이자 최다승(25승)을 거뒀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골프 선수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된 박세리는 은퇴 후 사업가로 변신하며 제2의 인생에 도전하고 있다.
스스로를 '사회 초년생'이라 부르는 모습 속에서 첫 도전하는 사업에 대한 겸손과 바쁜 생활이 좋다는 열정도 함께 엿볼 수 있다.
선수 생활 때도 꿈과 목표를 위해 쉼 없이 달렸지만 박세리는 또 다른 꿈을 향해 질주한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A. 계속 스케줄이 잡혀있다. 인터뷰도 많고 특히 회사 관련한 미팅이 많다. 일주일 동안 스케줄이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쉴 새가 없다. 유튜브도 찍고 방송도 한다.
Q. 리우올림픽에 이어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국가대표 감독직을 다시 맡았다. 소감은.
A. 개인적으로 2회 연속 올림픽 감독을 맡아 영광이다. 그러나 책임감이 더 크다. 지난 올림픽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따줘 큰 보람과 감동을 느꼈다. 코로나19로 도쿄올림픽이 미뤄진 것은 아쉽지만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올림픽은 선수들에게 있어 가장 영광스러운 대회다. 한국여자 선수들은 기량이 뛰어나다. 선수층도 두텁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Q. 작년에 설립한 바즈 인터내셔널은 어떤가
A. 앞서 얘기했듯이 회사 관련한 미팅이 많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미 올해 진행될 상황들이 미뤄진 것들이 있지만 계속 관련해서 추진 중이라서 하루하루 엄청 바쁘게 지내고 있다.
Q. 바즈 인터내셔널에서 중점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A. 비대면 교육 콘텐츠와 관련해 특히 온라인 교육 관련 사업을 좀 더 집중적으로 구상하고 있다. 재단으로는 사회적 기부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더불어 대회 개최나 주니어 육성을 비롯해 스포츠인들이 좀 더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자리 잡아가는 단계이고 성장하는 중이다.
Q. 은퇴 후에도 바쁜 생활을 이어가는 게 힘들지 않나
A. 바쁜 게 좋은 거 같다. 항상 바쁘게 지내서 인지 바쁜 생활이 나쁘지 않다. 좋다. 물론 피곤한 것도 있지만 해보지 못한 영역이고 몰랐던 부분이기 때문에 배우는 시간이 쉽지는 않아도 보람 있고 재밌다. 오히려 요즘 바쁜 생활 속에서 운동할 때와 다른 부족함을 느끼면서 재밌게 일을 하고 있다.
Q. 부족함을 느끼기에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A. 선수로써 가진 목표는 성공을 했다. 하지만 그것이 내 성공담은 아닌 것 같다. 지금 제2의 삶을 살면서 사회 초년생으로 터무니없이 부족한 지금의 나를 만나고 있다.
재밌게 하고 있지만 재미 속에서 불안함과 걱정, 고민 모두 느끼고 있다. 그렇지만 도전할 수 있다는 지금 시간이 내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Q. 그럼 앞으로 어떤 오너가 되고 싶은가
A. 어떤 오너나 사업가이기 보다는 존경받는 선배가 되고 싶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시작했던 것이 어느 순간 누군가의 꿈이 되어 버렸고 그 꿈에 도전하는 후배들로 인해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그렇기 때문에 받은 만큼 베풀 수 있는 내 모습이 되면 좋겠다.
Q. 인생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내 마음의 이야기에 조금 더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 특히 현역에 있는 선수들이 내 자신에게 인색한 경우가 많다. 내 자신에게 힘들면 힘들다 아프면 아프다 얘기할 수 있는 건데 무시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매번 그럴 수는 없지만 정말 힘들 때는 다시 한 번 나를 뒤돌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삶의 슬럼프가 이러한 상황들에서 오는 것 같다. 밸런스를 잘 유지하며 삶의 무게를 잘 맞춰야 한다.
또한 인생의 과정에서 꼭 좌절만 있는 게 아니고 좌절 속에는 꼭 성공이 오며, 그 성공이 다인 거 같지만 또 다른 무언가를 맞는 과정을 겪는 거 같다. 이러한 과정을 계속 겪어가며 알아가고 배워가는 거 같다. 이를 통해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나 또한 그런 과정을 겪었고 지금도 또 겪고 있다. 하지만 도전 할 수 있다는 지금 시간이 좋다.
"자신을 사랑하고 나에게 투자하라"
또 다른 성공을 배워가는 박세리의 당찬 모습이 우리가 사랑 했던 그 박세리다.
이고운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