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영의 투데이아트]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 서정적인 멜로디와 섬세한 대사가 멋지다

  • 등록 2025.06.22 17: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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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오후 6시, 필자는 창작뮤지컬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를 보러 혜화동주민센터 근처 공연장을 다녀왔다. 내부에 입장하자 곳곳에 조명을 넣은 책들로 인해서, 공연장 무대가 분위기 있게, 눈에 들어왔다.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 뮤지컬은 1940년과 1980년을 이어주는 다시 말해 시간을 거스르는 타임워프(time warp) 줄거리로 음악 형식의 자유로운 전개와 낭만적인 악곡의 판타지가 섞여 있는 2인극 뮤지컬이다.

 

책을 매개로 한 타임워프 뮤지컬인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는 일제강점기와 독재정권이라는 시대에 자유를 꿈꾸는 주인공인 양희와 해준이 서로의 행복을 위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두 사람이 책을 통해 만나 1940년과 1980년을 표현하는 연기가 공연 내내 깊은 인상을 준다. 높은 천정에 닿을 듯한 책으로 가득 찬 책꽂이들로 연출한 무대는 풍채나 기세가 위엄 있는 고풍스러움과 노란 조명등으로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마도 양희와 해준이 필담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각자의 공간에 다른 조명을 두어 동시에 다른 시대처럼 보이도록 연출한 것처럼 보였다.

 

100분의 뮤지컬은 책 한 권에 적은 문장들이 40년의 세월을 넘어와 소통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내는 두 주인공이 각자의 고민을 담아 적어서 내려고 간 글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또,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는 과정이 담겼다. 양희와 해준 두 사람 모두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지만 서로 놓인 시대도 상황도 다르고,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선택도 달랐지만 두 사람은 책을 통해 서로의 결정을 지지한다.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는 조명, 연출, 작곡 등은 물론이고 대사도 멋졌다. 배우의 뛰어난 가창력은 역동적이면서도 단단한 목소리로 사랑스러우면서도 활력을 불어넣는 에너지가 가득 찼다. 특히, 상황에 따라 작중 인물에게 일어나는 감정 변화의 과정을 표현한 배우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아픔과 갈등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설득력 있게 잘 그려내 관객도 빠져든다.

 

작품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섬세한 대사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 흐름을 극대화하여 서림에서 일어나는 양희와 해준의 ‘판타지’ 같은 이야기를 잘 나타냈다. 무엇보다도 같은 공간에서 1940년과 1980년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인물, 성격, 행동 따위를 표현한 연기는 공연 내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퍼뜨렸다.

 

[ 웹이코노미 문화기획 시리즈 ]

 

 

 

안재영 객원문화대기자 기자 ys@newsbe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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