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 채혜린 기자]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 이하 중앙회)가 대기업의 나쁜 행동을 따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신들이 출자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것이 그것.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파주을)은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감사 자료에 따라 이와 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중앙회는 2013년 자신들이 출자한 여행사 ㈜인터비즈투어와 자산관리 회사 ㈜유앤비자산관리에 관련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수의계약으로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중앙회는 2013년 대중소기업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일감몰아주기 대책위’를 구성해 부당한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위해 정책과제 및 현안 이슈를 발굴, 소통 채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었다.
감사자료에 따르면, 중앙회와 인터비즈투어는 관련법 규정을 어겨가면서 2013년~2014년 2년간 총 18건 19억 7,500만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 ‘제주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대행 계약’은 세부적 내용을 알 수 없게 기재된 상태로 계약이 체결되어 실제 계약이 지켜졌는지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또 같은 해 ‘14 가업승계 아름다운 바통터치 행사대행’은 계약관련 모든 절차가 행사전날 이루어져 금액의 적정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부족했고, 인터비즈투어가 용역 일부를 다른 업체에 재용역을 준 사안에 대해선 별도의 정산을 하지 않은 채 계약금액 전액을 지급했다.
박 의원은 “이와 관련 중기부는 2013년 투명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는 조항의 개정을 요구했으나 중앙회는 감사 당시에도 개정하지 않았고, 현재까지 개정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비판했다.
중앙회는 인터비즈투어에 34.6% 출자하고 대표이사도 중앙회 현직 임원이 겸직하는 등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앙회가 인터비즈투어에 시중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용역계약을 체결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박정 의원의 지적이다.
인터비즈투어는 본래 설립 목적과 달리 영세한 민간 여행사와 경쟁하는 영역에서 사업을 운영하면서 올린 주된 매출은 홈쇼핑 여행상품 알선, 중앙회 행사용역 수행 등으로 설립목적고 부합하는 매출은 2013년 4.8%, 2014년 1.6%에 불과했다.
또 중앙회는 보유하고 있는 건물관리를 위해 ㈜유앤비자산관리 회사를 설립한 후 관련근거 규정 없이 장기간 수의계약을 맺었다.
중앙회는 위탁용역을 체결하면서 산재보험료 요율을 과다하게 책정하는 등 편의를 봐줬다.
그러나 유앤비자산관리는 이후 중앙회가 지급한 금액의 87.8% 수준의 금액으로 기존 관리업체와 재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실질적으로 단순 명의만 빌려주고 사업비만 늘린 꼴이라는 것이 박정 의원의 지적이다.
유앤비자산관리 설립 전에 중앙회는 민간업체들과 경쟁입찰 또는 수의계약을 병행했었다.
박정 의원은 “일부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는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 성장을 가로 막는 것인데,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앙회가 똑같은 행태를 했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보다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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