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언어와 한글기획] 영등포구와 금천구의 '정보무늬'를 아십니까?

2023.10.31 20:56:07

영등포구청과 금천구청, 보도자료에
QR 앞에 '정보무늬' 순화용어 사용 돋보여
"각급 지자체 보도자료부터
정보무늬(QR코드) 용어 사용해야"

[편집자 주] 우리는 여러 이유로 동사무소나 주민자치센터, 구청 등 각종 공공기관을 찾는다. 이 때마다 민원 서식의 어려운 용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공문서를 포함한 공공언어는 '공공기관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사)국어문화원연합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어려운 공공언어로 인해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는 '시간 비용'을 계산해 봤더니 2021년 기준 연간 1952억원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2010년 연간 170억원에 비해 무려 11.5배 늘어난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웹이코노미는 '공공언어 바로 쓰기'를 주제로 시리즈 특집기사를 기획, 정부의 쉬운 우리말 쓰기 캠페인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의 보도자료 제목이 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지난 8월 영등포구에서 언론에 배포한 '영등포구, 집 계약 전 필수! 정보무늬(QR) 찍고 안심하자...전국 최초'란 제목이었다. 눈길을 끈 대목은 '정보무늬'란 문구였다. 우리가 흔히 'QR코드'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정보무늬'라고 먼저 표시한 것이다. 해당 제목의 부제목에도 '전‧월세 계약의 필수 확인사항을 안내하는 정보무늬(QR) 스티커 제작'에서와 같이 '정보무늬'를 'QR'에 먼저 표시했다. 

 

영등포구의 '정보무늬'란 용어는 QR코드의 다듬은 말로서 국립국어원에서 정확하게 소개하고 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해당 자료를 보면 '큐아르 코드, 큐알 코드, QR코드' 순화 대상어에 대한 순화어로 '정보 무늬'라고 명기하고 있다. 원래 'quick response code'로 구성된 'QR 코드'는 '격자무늬 그림으로, 많은 정보를 나타내는 2차원 바코드'를 이르는 말이라고 국립국어원은 정확하고 소개한다. 국립국어원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누리집(2011.3.)에도 나온다. 

 

따라서 족히 10년 넘게 '다듬은 말'로 홍보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정보무늬(QR코드)'라고 보도자료 등 공문서에서 적절하게 표현하는 경우는 드물게 볼 수 있다. 물론 영등포구의 경우 '다듬은 말' 추천어를 잘 따랐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여전히 'QR코드'라는 말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웹이코노미'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각종 보도자료 검색어에 '정보무늬'를 넣어서 검색되는 경우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서울 영등포구를 비롯해 서울 금천구, 금천 예산군 등 극히 일부에서만 이런 용어의 사용이 확인됐다. 

 

그 중에서도 금천구 보도자료의 '정보무늬' 용어 사용은 돋보이는 사례라고 평가할 수 있다. 최근 10월18일 금천구가 언론에 배포한 '금천구, 20일 재난영화 보며 기후위기 느껴볼까? 입니다' 제목의 보도자료에서도 "모집인원은 50명(선착순)이며, 관람을 원하는 자는 홍보물 정보무늬(QR코드)를 촬영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자 1인당 1좌석을 제공하며, 에코마일리지 신규가입자는 우선권이 주어진다"란 내용이 나온다. '정보무늬(QR코드)'라고 분명히 적고 있다. 

 

예산군의 8월23일자 보도자료도 정확한 순화어 사용의 본보기다. '예산군보건소, 청장년층 대상 ‘비대면 요리조리 비만탈출’ 참가자 모집' 제목의 보도자료는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정보무늬(QR코드)로 비대면 신청 가능' 부제목에서 '정보무늬(QR코드)' 용어를 사용했다. 본문에서도 "참가 신청은 모집 기간 내 홍보물에 첨부된 정보무늬(QR코드)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전화(041-339-6075, 6082)로 문의하면 된다"와 같이 순화시켜 표현했다. 

 

교육계 쪽에서도 일부 대학이 '정보무늬'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경상국립대학교는 11월17일자 '경상국립대, 제2차 오픈캠퍼스 개최...신청자 접수'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경상국립대학교 오픈캠퍼스 참가신청 정보무늬'"라는 내용의 사실 설명을 달았다. 

 

하지만 대다수의 보도자료는 물론이고 공문서에서 여전히 QR코드가 '액면 그대로' 쓰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서울 지역 지자체 홍보실 한 관계자는 "영등포구나 금천구 사례와 같이 언론사 기자들에게 배포하는 보도자료에서 '정보무늬' 사용이 늘어난다면 그 효과는 대단히 클 것"이라며 "각급 지자체가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공문서 작성에 항상 새겨둘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기자 ys@newsbe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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