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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신동빈 최측근’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 갑질 논란 불구 유임…기업 윤리보다는 실적?

 

[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롯데그룹은 지난달 20일 롯데쇼핑·롯데하이마트·롯데컬처웍스 등 유통 및 기타 부문 16개 계열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정기임원 인사를 확정했다.

 

그동안 유통부문 실적 저조로 대규모 인사 개편이 예상됐으나 이날 롯데마트, 롯데컬처웍스를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 대표들이 유임됐다.

 

이런 가운데 과거 갑질 행위로 인해 가장 먼저 교체될 것으로 예상됐던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연임에 성공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연임에 성공한 이 대표는 지난 2012년 롯데월드 대표이사에 오른 뒤 오는 2021년까지 롯데하이마트를 맡게 돼 롯데그룹 장수 CEO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기업 경영성과 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11월 14일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30대 그룹 계열사 265개를 대상으로 지난 2008년 이후 10년간 퇴임한 대표이사 전문경영인 총 743명의 재임기간을 조사한 결과 롯데그룹 임원의 재임기간은 평균 4년 6개월로 조사된 바 있다.

 

이 대표는 과거 직원에게 행사한 갑질로 인해 지난해 10월 사의를 표명했으나 롯데하이마트 이사회는 이 대표가 본인 처신에 대해 공개 사과를 한 점 등을 들어 사표를 반려하고 유임을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과거 이사회의 유임 결정과 최근 유임 인사 모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중이 담긴 인사라는 의견을 내놓는 모습이다.

 

이 대표가 지난 2015년 부임 후 꾸준히 롯데하이마트 실적을 견인온 것을 신 회장이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다.

 

지난 2012년 10월부터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던 롯데하이마트는 이 대표가 취임한 후 지난 2016년 매출 3조9390억원, 영업이익 175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4조990억원, 2070억원으로 증가해 가전양판점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또 올해 초 롯데하이마트는 온·오프라인 결합형 매장인 옴니스토어 구리역점을 오픈해 지난 6월 7일 인천 남구 주안에 옴니스토어 2호점을 개설하는 등 현재까지 총 12개의 옴니스토어를 여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인사조치에 대해 대한항공 총수일가와 양진호 갑질 파문 등 그 어느 때보다 갑질에 대한 비판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 속에서 시류를 읽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신동빈 회장 신뢰 확보 후 새롭게 조명 받는 이동우 대표 갑질 논란

 

작년 8월 23일 'YTN'은 과거 롯데월드 대표이사 시절 이 대표가 조리사 강모씨에게 "머리 흰게 자랑이야, 대기업 다니는 사람이 대기업 다니는 사람답게 행동해야지. 뭐하는 거야 지금 당신. 안 그만두면 어떻게 못 하겠지. 대기발령 낼 거야 당신"이라며 폭언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실제 이 대표는 강씨에게 말을 안들을 거면 회사를 나가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했고 결국 강씨는 머리를 염색하고 이를 촬영해 고위 임원에게 보고하는 굴욕을 겪었다.

 

롯데월드는 수개월 뒤 강씨가 제대로 염색하지 않고 스프레이를 사용했다며 정직처분을 내렸고 마지못해 퇴사한 강씨는 5년간 회사를 상대로 법정투쟁을 진행했으나 복귀하지는 못했다.

 

이같은 이 대표의 갑질 행위는 롯데하이마트로 온 뒤에도 달라진 점이 없었다.

 

작년 7월 현직 하이마트 직원들은 이 대표가 지점의 청소 상태·복장 불량 등을 이유로 이른바 아무 일도 주지 않는 보직대기를 남발했다고 YTN에 폭로했다.

 

보직대기자가 되면 휴대전화를 반납한 후 컴퓨터도 없는 책상에서 하루 종일 반성문에 가까운 경위서를 써야 했으며 길게는 한 달 동안이나 작성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당시 직원들은 이 대표가 지점을 방문하면 실적 보고를 달달 외워야 했고 만약 이를 제대로 보고하지 못하면 이 대표로부터 불호령이 떨어졌다고 증언했다.

 

특히 롯데하이마트 한 지점은 이 대표 방문 대비 매뉴얼을 통해 이 대표가 즐겨마시는 탄산수를 항상 구비토록 했고 준비한 탄산수가 없어지자 CCTV를 돌려 신입사원이 마신 것을 확인한 뒤 혼을 내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밖에 롯데하이마트 지점 직원들은 이 대표가 월급쟁이들이 외제차를 타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으며 여직원들이 지점을 방문한 이 대표에게 가서 꼭 사진을 찍어달라고 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 수장 갑질에 기름을 껴얹은 롯데하이마트 갑질 횡포

 

수장인 이 대표의 갑질 행위가 문제가 되는 와중에 롯데하이마트에서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갑질 행위가 수차례 적발돼 이같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 7월 일간스포츠 보도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는 파트너사가 파견한 직원들에게도 타사 제품을 판매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매장에서는 이를 거부하는 파견 직원들에게 더 이상 출근하지 말라고 종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KT CS파견직이던 A씨는 롯데하이마트 모 매장 정직원 모바일담당 B팀장이 KT경쟁사인 SKT와 LGU+ 제품 판매를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이를 거부하자 B씨가 "본인 회사 제품만 판매하면 여기와 어울리지 않다"며 "다른 통신 판매직원들이 상담 중일 때만 매장에 와서 판매하고 파트장에게 말할테니 출근하지 말라"고 해 A씨는 타 가전제품 매장에 출근했다.

 

또 다른 파견직원 C씨는 "내가 KT CS소속이라 KT 제품을 파는데 왜 나에게 SKT나 LGU+ 제품 실적까지 맞춰 달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렇다고 해당 수당을 우리가 받는 것도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일부 롯데하이마트 지점장은 파견 직원들 판매수당까지 나눠가지기도 했다. 파트너사 중 중소 규모이거나 해외에 본사가 있는 업체는 직원들을 매장에 일일이 파견할 수 없어 롯데하이마트 입점시 제품 판매를 맡기면서 제품이 판매되면 수당을 롯데하이마트 지점에 지급한다.

 

문제는 롯데하이마트 일부 지점장들은 본인이 판매하지 않고 파견 직원에게 이들 파트너사 제품을 판매토록 한 후 수당 중 50~60%를 챙겼다는 점이다.

 

대부분 롯데하이마트 가전 분야는 G업체 직원이 H업체 제품을 판매해도 실적 수당은 실제 판매한 G업체 직원에게 주고 있다.

 

지난 11월 13일 YTN 보도에 의하면 올해 8월 인천 롯데하이마트 모 매장 지점장 조모씨는 협력사 직원까지 포함한 모든 직원 40여명을 소집한 뒤 실적이 부진한 직원들에게 '3년 동안 있으면서 이 XXX야! 어! 극복 못 하면 네 월급 다 토해내. 짜증 나 죽겠어"라며 폭언을 퍼부었다.

 

당시 협력사 직원에게도 팔아야 할 품목·수량을 할당했고 오랬동안 팔리지 않았던 악성재고까지 떠밀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롯데하이마트 부산 한 매장에서는 지점장이 협력사 직원들에게 매출을 강요하고 근무시간을 임의로 조정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롯데하이마트가 불법파견 행위를 저질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 10월 10일 국정감사 당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정미 의원은 롯데하이마트가 삼성·LG·대우일렉트로닉스·만도 등 납품업자로부터 인력공급업체 소속 판매사원 총 3천846명을 전국 460여개 지점에 불법적으로 공급받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때 이 의원은 "대규모유통업에서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인력공급업체로부터 인력을 공급받아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파견 대상 업무 위반"이라며 "롯데하이마트 판매직 3천846명은 불법파견"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갑질로 대표되는 이 대표가 롯데하이마트 수장 연임에 성공하자 한 업계 관계자는 "경영복귀 100일이 지난 신 회장이 '뉴롯데'를 외치며 진행한 첫 인사가 기업 윤리보다는 성과에 무게를 뒀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익이 최우선이라는 기업 입장은 이해되나 신 회장 석방 당시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고 공표한 롯데가 이같은 인사 단행한 점은 예상 밖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롯데하이마트 올 4분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9% 감소한 9천440억원, 영업이익은 11.6% 줄어든 256억원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올해 실적은 지난 2017년과 비슷하거나 약간 부진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향후 갑질 사태가 또 다시 발생한다면 기업 신뢰도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김필주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