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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만이 뉴욕은 아니다.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의 재발견

[웹이코노미=손시현 기자] 10년 전만 해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브런치를 먹으러 브루클린을 간다는 것은 생소한 일이었다. 맨해튼 월세를 감당하지 못한 가난한 아티스트들이 소호를 떠나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등으로 옮겨갔으며 특히 브루클린은 마약이 난무하고 변질한 도시라는 인상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윌리엄스버그는 변했다. 미국 내 제조업체가 값싼 노동력과 원자재를 찾아 해외로 이주한 것처럼 그곳에 자리잡고 있던 제조업체 역시 타지역으로 옮겨간 뒤 자연스럽게 폐허가 된 공장들은 이제 ‘돈없고 가난한 아티스트들이 값싸게 렌트할 수 있는 스튜디오만 있다’는 성격을 벗어나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디자인한 물건을 파는 다양한 가게와 볼거리가 많은 거리로 변모했다. 갤러리, 아트 관련 잡화점이 생겨났고 재능있는 예술인이 모여들면서 생기있는 예술의 도시로 탈바꿈 한 것이다.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가로 지르는 허드슨 강을 가뿐히 건너 윌리엄스버그에서 반나절을 보내보자. 신선한 과일쥬스를 맛볼 수 있는 에그 레스토랑 번화가인 베드포드 에비뉴를 기준으로 많은 명소가 자리를 잡고 있다. 켄터키 등 미국 남부도시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가져와 깔끔한 맛과 목가적인 스타일의 아침 메뉴를 제공하는 에그(Egg) 레스토랑을 찾았다. 아침 일찍 방문했음에도 원목으로 지창된 실내에는 테이블을 잡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레스토랑 대표적인 메뉴: 에그 그릿(Egg Grits)과 에그 로토(Egg Rothko)를 주문했다. 신선한 채소의 색감과 눈앞에서 짜서 만든 과일 주스는 달콤하다. 대부분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고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단위도 눈에 띈다. 예약을 받지 않는 이곳은 주말 아침 8~9시 사이는 비교적 한산하고 10시 이후로 사람들이 몰리는 피크타임이다. 대부분 테이블을 원하기 때문에 바에 앉길 원하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Made in NY 초콜릿의 자부심! Mast Chocolate Maker 레스토랑 바로 옆에는 매스트 형제가 운영하는 초콜렛 가게(Mast Chocolate Maker)가 있다. 2007년 브루클린에 생산라인을 세우고 뉴욕커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을 초콜릿을 개발해왔다. ‘ 뉴욕 초콜릿 맛은 무엇일까?’ 이들은 그 맛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완벽을 추구하는 장인 정신으로 만든 제품은 뉴욕을 넘어 런던까지 수출된다고 한다. 매년 콜렉션 형태로 새 제품을 선보이는 이곳은 생산라인과 리테일 샵이 붙어 있어 방문객들이 초콜릿 제조과정도 유리문 너머 지켜볼 수 있는 독특한 곳이다. 샵에서 매 시간 매스트 제품과 역사를 설명하는 투어가 진행되는데 입장료는 10불이다. 여성의 입맛을 사로잡은 브루클린 초콜릿 맥주! ‘뉴욕에도 맥주 공장이?’ 그렇다. 뉴욕 윌리엄스버그에 맥주공장이 있다. 매스트 샵에서 7분을 걸어 로컬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온 관광객들도 다녀간다는 브루클린 맥주 공장을 가봤다. 별 특징 없이 대량 생산되는 맥주 맛에 싫증 난 소비자들은 다양한 재료로 실험적인 생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을 찾아다니는 게 요즘 유행이라서 사람들로 붐빈다. 주말 정오에 일반인에게 오픈되는데 반드시 ID를 들고 가야 한다. 뜻밖에 가족단위로 온 방문객이 많다. 미성년자는 알코올이 금지되어 있으며 공장을 구경하는 목적으로만 입장된 것임을 잊지 말 것! 10여 종 브루클린 맥주를 시음하기 위해 먼저 표(token) 를 사야 한다. 표 1장은 5불로 메뉴에 있는 대부분 맥주를 마실 수 있고 많은 여성들이 좋아한다는 초콜릿 맥주는 표 2장(10불)을 내야 한다. 입장할 때 양조장 투어를 하고 싶으냐고 먼저 물어본다. 30분간 무료로 매시간 진행되는 투어는 필터 과정에서부터 완제품이 되는 전과정을 보여주며 패키징이 이루어지는 설비실도 들어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뉴욕시 물을 정화해서 만든다는 특징과 지역 브랜드인 만큼 뉴욕 시민들의 아낌없는 성원에 힘입어 스웨덴, 영국 등으로 시판이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윌리엄스 거리에 생기를 주는 스트리트 아트 Graffiti 윌리엄스버그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스트리트 아트(Graffiti)는 거리를 살아 움직이게 한다.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거대한 Graffiti 예술 작품은 건물에 생기를 준다. 건물 벽을 도화지 삼아 스프레이 물감을 이용해 만든 작품이다. 엄청난 크기와 호소력 짙은 작품도 많아서 길을 걷다 멈춰 서서 한참 동안 감상에 젖게 한다. 거대한 커피 로스팅 기계가 인상적인 디포션 카페 반나절 걷다보니 피곤해진 두 다리에 휴식도 줄 겸 창가가 예쁜 디포션 카페 (Cafe Devocion)로 들어갔다. 콜롬비아에서 직수입한 원두를 직접 볶아 만든 커피를 제공한다는 디포션 커피샵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거대한 로스팅 기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높은 천장에 설치된 창문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뭔가 열심히 쓰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유모차에서 곤히 잠든 아기를 한 손으로 토닥이며 다른 한 손으로 포토샵 작업을 아는 젊은 엄마 등이 보인다. 커피숍을 나와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맨해튼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벼룩시장이 열린다는 산책로 앞쪽으로 빈터도 보인다. 넓은 공간 에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개발과 생산을 이끌어 가는 윌리엄스버그 사람들. 그들은 협소한 뉴욕 도시안에서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뉴요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WD매거진팀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