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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의 병 ‘난독증’은 그대로 방치해도 될까?

[웹이코노미=손시현 기자] 레오나르도 다빈치, 에디슨, 윈스턴 처칠, 아인슈타인, 피카소, 톰 크루즈의 공통점은? 바로 난독증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다빈치는 글자를 거울에 비추듯 거꾸로 썼다고 전해지고, 파블로 피카소는 청소년기까지 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했다. 유럽 난독증 협회는 전 세계 인구의 약 5%가 현재 난독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과연 난독증이란 무엇일까? 어떻게 난독증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빈치, 피카소 같은 화가들은 한 세기를 대표하는 예술 작품들을 남길 수 있었을까? 이처럼 난독증을 가진 사람 중에는 오히려 여러 방면에서 남다른 재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난독증은 ‘천재들의 병’이라고도 불린다. 난독증은 무엇보다 바른 인식과 바른 진단,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난독증과 지능에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 비해 이해력이 약간 모자란다고만 생각했는데, 혹시 난독증은 아닐까? 난독증에 대한 모든 것을 파헤쳐보자. 난독증이란 무엇인가? 난독증이란, 듣고 말하는 데는 별다른 지장이 없는 어린이나 성인이 단어를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지 못하거나 철자를 인지하지 못하는 증세를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뇌는 시지각, 청지각 등의 감각기관을 거쳐 언어를 인식하게 되는데, 난독증은 이 정보 전달 과정의 여러 원인 중 하나로 인해 뇌 신경 기능의 속도와 정확성, 타이밍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난독증을 가진 사람은 오히려 평균 이상의 지적·사회적·정서적 배경을 갖고 있으며 난독증 아동 중에는 IQ가 뛰어나 120~130은 물론 140을 넘는 경우도 있다. 영국의 심리학자 니콜라 브룬스윅은 3D로 가상의 마을을 만들고 41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방향 감각과 공간능력을 테스트했다. 조사 대상의 절반은 난독증 환자였는데, 그 결과 남성 난독증 환자는 정상인 남성보다 전반적으로 훨씬 공간 능력이 좋았다. 이들은 3D 컴퓨터 화면의 가상 마을을 둘러보는 것이 훨씬 빠르고 정확했다. 하지만 여자는 난독증 여부와 공간 능력은 별 관계가 없었다. 브룬스윅 박사는 “난독증 남자들이 글을 읽는 능력 대신 다른 능력을 부여받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런 능력이 예술가의 창 조력을 돋아나게 한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학습과 개인 차이 보고서(Learning and Individual Differences)’에 소개되었으며 영국 일간지 등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난독증의 주요 증상 사람들은 흔히 난독증 환자가 전혀 글을 못 읽는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다. 아예 못 읽는 경우는 거의 없고 글자를 빼먹거나 뒤바꿔 읽는 등 글자 인식과 의미 파악을 어려워하는 것이다. 난독증이 있는 어린이는 통 글자(Whole word)를 인식하거나 형태소를 해독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한다. 예를 들어 ‘기차’라는 단어의 ‘ᄀ’, ‘ᅵ’, ‘ᄎ’, ‘ᅡ’ 같은 낱낱의 형태소는 인식하면서 이 둘이 합쳐진 ‘기’ 혹은 ‘차’는 인식하지 못하거나, 음절과 음절이 더해져 만들어진 단어 ‘기차’는 읽지 못한다. 예를 들어, ‘핑계-빙게’, ‘모욕-목욕’, ‘혓바닥- 허파득’, ‘곱습니다-고븝니다’, ‘너구리-구리너’처럼 읽을 수 있다. 난독증이 다른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난독증은 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큰 문제다. 자칫 지능과 재능이 뛰어난 난독증 아이들이 단순한 읽기의 어려움으로 인해 학습 부진아로 매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인식 부족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도 많다. 난독증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 다른 학습장애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ADHD 치료에 매달리다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또 단순히 ‘말이 좀 늦겠지’, ‘기다리면 언젠가 글자를 익히겠지’ 하며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교사나 부모로부터 게으르다는 오해를 받고 정규 교육에서 도태되고 뒤떨어진 난독증 아동들은 이차적인 심리·정신적 문제를 겪다가 다른 심리 장애를 보이기도 한다. 실제 난독증 아동의 심리·정신상태 연구결과를 보면 정상 아동보다 우울감과 불안감이 높다. 난독증은 치료는 가능한가? 완치가 쉽지는 않아도 난독증은 꾸준하게 교정 훈련을 하면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초등학교 때 난독증 증상을 보였다. 부시 대통령의 어머니 바바라 여사는 글자가 적힌 카드를 이용해 읽기 연습을 반복적으로 시켜 아들이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리고 비록 난독증을 치료하진 못했지만, 장애를 딛고 당당하게 일어선 사례도 있다. 세계적인 영화배우 톰 크루즈는 지금도 난독증을 앓고 있다. 하지만 대본을 귀로 듣고 외워 ‘미션 임파서블’ ‘탑 건’ ‘제리 맥과이어’ 같은 수많은 영화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다. 글을 읽지 못해 그는 대본을 읽어주는 개인 코치를 따로 두고 있다. 난독증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며, 초등학교 만10세 이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난독증은 매일 꾸준한 집중 치료를 해야 한다. 하지만 매일 기관에서 치료받는 것은 시간과 비용부담이 크기 때문에 기관치료와 함께 가정 내 교육이 병행되는 것이 좋다. 난독증을 예방하는 방법 평소 아이가 읽기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생각되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평소에 부모가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아이의 읽기 장애를 예방할 수도 있다. 자녀가 읽기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 난독증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난독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은 대부분 글자나 단어만 읽기 때문에 글을 읽어주거나 읽게 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내용 전체를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글을 읽은 뒤 세부적인 내용에 관해 물어보거나 아이 스스로 내용을 요약해서 말하도록 유도한다. 2. 아이가 독서에 재미를 붙일 수 있도록, 아이의 읽기 수준에 맞는 동화책,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주제의 책을 읽게 한다. 3. 그림이 너무 많은 만화책이나 그림책은 그림을 보고 이미지만으로 내용을 이해하기 때문에 긴 글을 읽는 능력을 방해한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어도 만화책 위주로 읽히는 것은 좋지 않다. 4. 보상 체계를 적극 이용한다. 책을 잘 읽으면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이나 게임을 허용하는 등의 보상을 하여 책 읽는 습관을 익히게 한다. 과학자이자 화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난독증으로 인해 거울에 비친 글자를 거꾸로 썼다고 한다 WD매거진팀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