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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3호선 '하늘 열차' 타고 떠나는 도심 여행

[웹이코노미=손시현 기자]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오는 4월이면 개통 3년을 맞는다. 기존 1, 2호선은 컴컴한 지하를 달리는 지하철이었다면 3호선은 전국 최초로 모노레일을 이용한 지상철로, 일명 ‘하늘 열차(Sky Rail)’라 불린다. 대구의 남북을 가르는 수성구의 용지역에서 북구의 칠곡 경대병원역까지 30개역 총 23.1km 48분 30초를 모노레일이 달린다. 개통 전에는 사고에 대한 우려가 많았지만 지금은 대구의 새로운 볼거리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평균 높이가 11m인 하늘열차를 타면 도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논밭의 풍경이 남아 있는 칠곡 풍경을 시작으로 폭 200m가 넘는 금호강을 가로지를 때면 강 위를 나는 듯 느껴지고, 대봉교를 건너면 신천 둔치 잔디밭을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평화롭게 다가온다. 또 빌딩숲을 지나 수성못역이 가까워지면 오리배가 둥둥 떠 있는 호수의 풍경이 평화로움을 느끼게 한다. 지하철을 타고 다닐 때는 느낄 수 없었던 하늘에서 바라 본 대구의 풍경에 빠져들게 된다. 이제 대구의 새로운 여행 코스로 자리잡았다. 옛 토성과 동물원 / 달성공원역 “아제, 이번 역은 달성공원이죠?”, “그래! 이번 역은 옛날 토성이 있는 달성공원역 아이가. 달성공원이나 대구향토역사관으로 가실 승객분들은 오른쪽 문으로 내리셔야 됩니데이~” 구수한 대구 사투리의 안내멘트를 나오는 달성공원역. 달성공원역에서 내려 300m정도 떨어진 곳에는 옛날 토성과 신기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달성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노후화와 볼거리 부족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걷던 이곳은 3호선 개통의 수혜를 받은 곳 중 한 곳이다. 공원 내부는 크게 동물원과 달성이 있는데, 달성은 삼한시대 ‘달불성’이라고 불리던 토성으로, 우리나라 성곽발달 사상 이른 시기에 나타난 형식으로 손꼽힌다. 1969년 문을 연 12만6576㎡ 규모의 달성공원에는 호랑이ㆍ침팬지ㆍ말레이곰ㆍ독수리 등 78종 718마리의 동물이 있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아이들을 위한 유모차 대여 서비스도 이용해 볼 수 있다. 대구 대표 재래시장 / 서문시장역 3호선 30개역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고 내리는 역은 서문시장역이다. 3호선 개통으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주말 기준 40% 정도 늘었을 정도다. 3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바로 시장 입구다. 기존에는 2호선 신남역에서 내려 10여 분을 걸어야 했던 불편함을 없앴다. 또 편리해진 교통 덕에 칠곡이나 지산 쪽에서 이곳을 찾는 이들이 증가했다. 서문시장은 동산상가를 비롯해 8개 지구에 노점상을 제외하고 4,700여 개 점포가 들어서 있다. 반나절 발품에도 다 못 돌아볼 만큼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서문시장 하면 먹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50여 개 국수난전이 몰려 있는 칼국수골목, 일명 국수로드에는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뜨끈한 칼국수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더 이어진다. 또 커다란 대접에 밥을 푼 뒤 여러 가지 나물을 푸짐하게 올린 후 고추장으로 슥슥 비벼 먹는 비빔밥도 꿀맛이다. 그 외에도 납작만두, 호떡, 떡볶이, 순대 등까지 분식의 집합소답다. 5월 초부터는 야시장의 신세계가 펼쳐지니, 밤의 먹거리도 놓치지말자. 성모당이 있는 남산 100년 향수길 / 남산역 도시철도 3호선 남산역 2번 출구로 나와 골목길을 느릿하게 10여 분만 걸으면 나오는 곳이 있다. 바로 도심 속 명소로 자리 잡은 가톨릭 성지 ‘성모당’이다. 대구 중구청은 성모당 일대를 ‘남산 100년 향수길’이라 명명하며 골목길 투어를 관광상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곳에는 성모당 뿐만 아니라 천주교대구대교구 성유스티노신학교와 성직자 묘역, 성김대건기념관, 샬트르 성바오로수녀원 등도 함께 자리하고 있는데, 유럽 중세에 온 듯한 붉은 빛의 벽돌 건물들은 조용하고 경건한 느낌을 준다. 그중에서도 성지 맨 위쪽에 자리한 ‘성모당’은 연중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굳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번잡한 일상에서 잠시 머리를 식힐 휴식과 평안, 치유의 공간이 되기에 충분하다. 아이와 함께 산책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성모당의 역사는 19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대 교구장이었던 드망즈 주교의 허원(許願`하느님에게 하는 서원)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프랑스의 루르드 성모 동굴을 본떠 지은 성모당은 붉은 벽돌 건물로, 내부는 암굴처럼 꾸미고 그 안에 마리아상을 배치했다. 대구를 대표하는 근대 건축물답게 1990년에는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됐다. 성모당은 일요일, 설ㆍ추석 명절을 제외하고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11시에 미사가 봉헌된다. 시간에 맞춰서 가면 종교의식도 참여할 수 있다. 성모당 방문은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누구나 가능하다. 대구 근대골목 투어 / 신남역 신남역 9번 출구에서 나와 반월당역까지 가는 길에 이상화, 서상돈 고택을 볼 수 있다. 지역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이상화 고택을 보존하기 위해 2002년부터 ‘상화고택보존운동’을 대구지역 문화계 인사들과 시민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는데, 이에 보존된 이상화고택과 맞은편에는 대구에서 국채보상운동을 벌인 서상돈의 삶의 터전인 서상돈고택이 있다. 또 동산병원 옆길로 400m 남짓 걸어가면 근대골목이 시작되는 청라언덕도 나온다. 타지나 해외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신천 산책로와 김광석길 / 대봉교역 대봉교역은 수성시장역에서 갈 경우 신천을 가로 질러야 한다. 그래서 자동차가 지나는 기존 대봉교 위에 사장교를 만들어 그 위로 모노레일이 지나가는 형태다. 기본적으로 모노레일은 지상 11m 높이로 다니는데 이 사장교는 높이 70m에 달한다. 모노레일을 타고 이곳을 지나면 창 너머로 신천이 한 눈에 보이고, 밤에는 물에 반사 된 도심의 야경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또 내려서 10~15분 거리에는 故 김광석을 주제로 꾸민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이 있다. 김광석 길이 있는 방천시장 근처가 김광석이 태어난 곳이라는 것이 배경이 돼 이 골목이 형성 됐는데, 골목투어코스로 유명해 지면서 대구는 물론 전국에서 찾는 관광지가 됐다. 또 방문객들이 몰리면서 공연장과 골목방송스튜디오가 들어섰고 아기자기한 카페들도 들어서는 등 상업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어린이들의 놀이터 / 어린이회관역 어린이회관역은 범어천 위에 위치해 있다. 아이들 손님 많은 특성상 역 내부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벽화가 그려져 있고,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의 추위를 막아 주는 고객대기실까지 마련돼 있다. 열차에서 내려서 1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어린이회관이 나온다. 또 대구과학고등학교도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1983년 11월 15일 문을 연 어린이회관은 총 14만 7,558㎡ 넓은 부지에 대구교육과학연구원, 어린이교통랜드, 문화관, 꾀꼬리극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야외에는 어린이기차와 회전열차 등 어린이들이 직접 타면서 즐길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다. 낮에는 오리배, 밤에는 분수쇼 / 수성못역 대구 3호선 개통과 함께 몇몇 대구시 명소에는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 수성못역은 이런 곳 중 한 곳이다. 수성못역에서부터 수성구민운동장역 까지는 범어천과 동대구로가 이어지는데 범어천은 3호선 공사와 함께 생태하천복원사업이 진행 돼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그 위로 3호선 모노레일이 지난다. 범어천의 야경을 감상한 뒤 5분 정도 걸으면 수성못이다. 호수의 시원한 바람을 즐기며 오리배를 타는 낮 풍경과는 달리 밤의 수성못은 화려하다. 조명과 음악에 맞춰 시원한 분수쇼가 펼쳐진다. 산책로를 따라 호수를 한 바퀴 돌다 보면 다양한 거리공연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또 수성못 주변에는 커피 전시장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각종 커피전문점들과 레스토랑이 즐비하고, 대구의 대표 먹거리 타운인 ‘들안길 먹거리타운’도 위치하고 있어 분위기 즐기며 외식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WD매거진팀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