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AI융합학과 김승준 교수 연구팀이 차량 안에서도 사용자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VR 이동 기술’과 주행 중 발생하는 멀미를 줄여 주는 ‘시각적 보조 장치’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의 차량 기반 VR(Virtual Reality, 가상 현실)은 차량 움직임에 맞춰 VR 콘텐츠가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사용자가 VR 속에서 마치 현실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도 몰입감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차량 내에서 적용 가능한 5가지 VR 이동 방식(조이스틱 조작, 상체 기울이기 , 팔 움직임 기반, 제자리 걷기, 순간 이동)을 구현하고, 참가자 20명을 대상으로 정지된 차량 환경과 실제 주행 중인 차량 환경에서 각각의 방식이 멀미 유발 정도, 몰입감, 작업 피로도,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실험했다.
실험 결과, 조이스틱 방식이 신체적 부담이 가장 적을 뿐만 아니라 차량의 실제 움직임과도 가장 자연스럽게 연동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연구팀은 차량의 움직임과 사용자의 감각 사이의 불일치에서 발생하는 멀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 환경에서 현실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해석해 주는 4가지 ‘문맥 기반 시각 단서(기울어진 지면, 움직임 유도, 힘 전달, 시각적 방해)’를 고안했다.

이 시각 단서는 가속·감속·회전에 대응해 가상 공간의 지형, 객체, 시각 효과 등을 실시간으로 조정함으로써, 사용자가 실제 차량의 움직임을 VR 안에서도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인식하도록 돕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승준 교수는 “이번 기술은 단순한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VR을 넘어, 이동 중에도 마치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으로 학습하고, 시공간의 제약 없이 효율적으로 협업하고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는 창작 활동에 몰두하는 데 핵심 기반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30일,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대회인 ‘CHI 2025(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