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언어와 한글기획]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도시가 있나요?

2023.10.31 22:17:39

세종시 홈페이지 "세종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도시" 명기
우리나라 최초 '한글 명칭 전용 도시' 의미도 강조
"세종에서 나성동이 맞나요?, 나릿재마을이 맞나요?"
2011년 법정동 등 1000여 곳 한글 이름으로 지정

[편집자 주] 우리는 여러 이유로 동사무소나 주민자치센터, 구청 등 각종 공공기관을 찾는다. 이 때마다 민원 서식의 어려운 용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공문서를 포함한 공공언어는 '공공기관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사)국어문화원연합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어려운 공공언어로 인해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는 '시간 비용'을 계산해 봤더니 2021년 기준 연간 1952억원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2010년 연간 170억원에 비해 무려 11.5배 늘어난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웹이코노미는 '공공언어 바로 쓰기'를 주제로 시리즈 특집기사를 기획, 정부의 쉬운 우리말 쓰기 캠페인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시 홈페이지는 세종시 상징물(CI) 소개 자료에서 이렇게 시작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나라 최초 한글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의 특징을 강조하고 타 도시와 차별화된 이미지로 표현하기 위하여 세종특별자치시의 한글 자모 'ㅅ'을 모티브로 표현하였다"는 것이다. 또 " 'ㅅ'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거 형태인 기와의 모습으로 표현하여 최적의 환경 인프라에서 시작되는 행복한 생활도시 이미지를 나타내었으며, 우리나라의 행복한 내일을 설계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비전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한글을 창제한 위대한 성군 '세종대왕'의 '세종'에서 도시이름을 따온 만큼이나 세종시의 한글 사랑은 단연코 광역, 기초 자치단체 가운데 '1등'이라고 할 수 있다. 

 

세종시는 시정목표 5개 항목 중에도 '시민과 만드는 한글사랑도시'를 포함시켰다. 다른 4개 항목은 '과학기술 육성 자족경제도시', '삶이 여유로운 문화예술도시', '모두가 행복한 의료복지도시', '창의인재 양성 교육특구도시'로 구성된다. 

 

 

세종시의 이런 '한글사랑 특별자치시' 면모는 여러 군데서 확인된다. 세종특별자치시의 행정조직도를 보면 '외로움전담관'이란 흔하지 않은 직책명이 나온다. 

 

특히 세종시 내부 동네 이름은 매우 독특한 구조를 갖는다.

 

세종시 홈페이지 '우리마을 이름의 뜻' 자료를 통해 우선 1생활권을 살펴보면, 고운동(가락마을)은 '모양, 생김새, 행동거지 따위가 산뜻하고 아름다운 곱다'의 우리말에서 '고운동'이라 했고, '갈림길에 있는 마을, 가락처럼 좁은 골짜기에 있는 마을'이란 의미로 '가락마을'이란 별칭으로 불린다. 아름동(범지기마을)은 '두 팔을 둥글게 모아서 만든 둘레가 한 아름 넘치는, 풍요롭고 조화로운 뜻'을 담아 '아름동'이라고 했고, 마을의 형상이 범이 누워있는 모습을 닮아 '범지기'라 부른다. 

 

또 '종촌동'의 별칭인 '가재마을'은 마을의 중심에서 한쪽 가장자리에 있는 골짜기란 뜻에서 붙여졌다. 도담동(도램마을)은 야무지고 탐스럽다는 뜻에서 도담동이라고 했고, 지형이 황소의 뚜레(고삐)처럼 생겼다고 해서 도램마을이란 별칭이 붙었다. 어진동(한뜰마을)은 '어질다, 마음이 너그럽고 착하여 슬기롭고 덕행이 높다'는 뜻에서 '어진동'이라고 했고, 별칭인 한뜰마을은 '큰뜰'이라는 의미다. 

 

 

 

이어 2생활권의 다정동(가온마을)은 주민들이 다정하게 잘 사는 마을이란 뜻에서 '다정동'이라고 했고, 가온마을 별칭은 지역 전래 명칭 '가운데말'에서 유래한다. 새롬동(새뜸마을)은 '전과 달리 생생하고 산뜻하게 느껴지는 맛이 있다, 새로움의 준말'로서 새롬동이라고 했고, 같은 맥락에서 '새로 닦은 터'를 의미하는 새뜸마을이란 별칭을 갖는다.

 

한솔동(첫마을)은 큰 소나무와 같이 곧고 푸른 도시, 남원 송원리와 연계한 이름의 '한솔동'이고, 본래 명칭이었던 '첫마을'을 별칭으로 활용했다. 나성동(나랫재마을)의 '나성'은 지역 전래명칭 나성리에서 따왔고 역사연원적으로도 삼국통일 전쟁시 신라가 백제군에 대항하고자 쌓은 성이란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별칭 나랫재마을은 나성리에 있는 토성 주변에 있던 마을이며, '냇가에 있는 성'을 의미한다. 

 

세종시는 홈페이지 자료에서 "세종시는 우리나라 최초 ‘한글 명칭 전용 도시’로서 2011년 법정동, 마을명, 도로명, 학교명, 공원, 교량 등 1000여 곳을 한글 이름으로 지정했다"며 "우리 마을 곳곳에 담긴 아름다운 한글 지역명과 뜻을 소개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영섭 기자 ys@newsbe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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