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첫 생산 감축 논란 일파만파..."미성숙 항공산업계 500여 중소협력업체 직격탄 맞아"

2023.11.03 02:50:50

"500여 협력업체 선투자 시설과 생산라인 유지에 추가비용과 유휴인력 발생"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점은 불보듯 뻔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향후 수출에도 큰 어려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첫 생산 물량을 계획보다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내용으로 사업타당성 조사 잠정결론이 최근 논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항공산업 중소협력사들에 직격탄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강하게 일고 있다. 최초 양산 물량이 계획된 40대에서 20대로 줄고 후속 물량 결정이 지연될 경우, 공군의 전력 공백은 물론 중소협력업체들의 생산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항공산업 중소협력업체 관계자들은 3일 본지에 "항공산업의 생태계가 아직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KF-21 사업의 초도 양산 물량이 당초보다 절반으로 준다면 군 내부에 미치는 영향은 별개로 하더라도 항공산업계 중소협력 업체들 대부분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점은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감을 숨기지 않았다. 

 

중소협력업체 관계자들은 "500여개 협력업체의 선투자 시설 및 생산라인 유지에 따른 추가비용 및 유휴인력 발생 등 문제도 추가로 예상된다"며 "나아가 초도 양산 물량이 대폭 줄어들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향후 수출에도 큰 어려움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들은 "현재 업체들은 40대 물량을 기준으로 재료비 등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20대 축소 시 항공기 제작 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정부의 대규모 추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항공산업 중소협력사들에 따르면 그간 관계 당국은 초도 양산 40대 기준으로 KF-21의 1대당 가격이 880억원대가 될 것으로 추산해왔지만 물량이 20대로 줄어들 경우 1대당 가격이 1000억원대를 넘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지난 7월 방위사업청 작성 자료도 KF-21의 생산 물량이 반으로 줄면 대당 가격이 1000억원대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KF-21 첫 생산량 대폭 감축은 군 내부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KF-21이 앞으로 F-4·5 등 우리 공군의 노후 전투기들을 대체할 기종임을 감안할 때 그 생산량이 줄고 후속 물량 결정이 늦어질 경우 전력화 지연 및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10월 30일 공군·방위사업청 등이 참여한 비공개 토론회에서 KF-21의 초도 물량을 40대에서 20대로 줄여야 한다는 정부출연연구기관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업타당성조사 잠정 결론이 공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이달 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군과 방사청, 업체, 그리고 이 분야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많은 이들이 현재의 양산 계획이 타당하다고 판단한다"며 KF-21 '보라매'의 초도 생산 물량이 당초 계획했던 40대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KIDA의 KF-21 관련 사업타당성조사 잠정 결론에 대해 "국방부·방사청·공군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며 엄 청장의 견해에 힘을 실어줬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회의에서 "지금 (KF-21이) 공대지·공대공미사일의 기술적 통합 능력을 갖췄다면 초도 양산 40대가 그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성일종 의원도 "지금 우리 영공을 지키는 F-4, F-5 전투기 100대는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도태시킬 예정"이라며 "따라서 우리 공군 전투력 발휘를 위해서 KF-21 적기 전력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간 방위사업청 등 관계당국은 오는 2026~28년 기간 KF-21 전투기 40대를 초도 생산한 뒤 2032년까지 80대를 추가 양산해 총 120대를 공군에 인도한다는 계획 하에 개발작업을 진행해 왔다. KIDA의 사업타당성조사 결과는 오는 6일 KIDA 원장 및 7일 국회 보고를 거쳐 올 12월께 보고서로 발간될 것으로 전해졌다. KF-21 양산은 내년 2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계획이 승인되면 내년 상반기 계약될 전망이다.

김영섭 기자 ys@newsbe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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