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커틴대학교 연구
[웹이코노미 김영섭 기자] 인공지능(AI)이 생성한 호주 관련 이미지가 인종차별과 성차별, 그리고 진부한 고정관념으로 가득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커틴대학교(Curtin University) 타마 리버(Tama Leaver) 인터넷학 교수ㆍ수잔 스르다로프(Suzanne Srdarov) 미디어·문화연구 연구원은 국제 비영리독립언론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8월14일자 온라인판에 생성형 AI가 호주와 호주인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분석한 연구결과를 기사로 직접 올렸다.
연구진은 2024년 5월, Adobe Firefly, Dream Studio, Dall-E 3, Meta AI, Midjourney 등 5개 주요 생성형 AI 도구에 55개의 짧은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해 약 700장의 이미지를 수집했다.
이 과정에서 AI가 만들어낸 호주 이미지는 붉은 흙, 울루루, 아웃백, 야생동물, 해변의 구릿빛 호주인 등 과거의 고정관념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특히 호주 가족과 어린이에 대한 이미지는 백인 중심, 이성애적, 정착민 중심의 과거에 뿌리를 둔 모습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호주인 어머니'를 입력하면 대부분 백인 금발 여성과 아기를 평화롭게 안고 있는 가정적 장면이 생성됐으며, 예외적으로 Firefly에서는 아시아계 여성만 등장했으나 이마저도 모성의 시각적 연결고리가 부족했다.
호주 원주민 여성은 명시적으로 지시하지 않는 한 이미지에 등장하지 않았고, '호주인 아버지' 역시 모두 백인으로 묘사됐다.
또한, 원주민을 포함한 프롬프트에서는 '야생적', '미개', '적대적' 등 퇴행적인 고정관념이 드러나는 이미지가 생성됐다.
주택 이미지를 요청할 때도 '호주인의 집'은 잘 가꿔진 정원과 수영장이 있는 교외의 벽돌집이었으나, '호주 원주민의 집'은 붉은 흙 위에 풀로 지붕을 얹은 오두막과 원주민 예술이 그려진 벽, 모닥불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모든 AI 도구에서 일관되게 확인됐으며, 원주민 데이터 주권 개념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진은 최근 출시된 GPT-5에서도 유사한 편향이 반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생성형 AI가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황에서, 호주와 호주인을 단순화하고 왜곡하는 이미지가 확산되는 점이 우려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앞서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의 학술연구 플랫폼 '옥스퍼드 아카데믹'에 8월7일 논문으로 출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