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라운대학교 연구결과
[웹이코노미 이영기 기자] 정치적으로 극단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뇌가 정치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이 서로 매우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과학전문매체 'phys(피즈).org(오아르지)'(이하 피즈오아르지) 보도에 따르면, 미국 브라운대학교 오리엘 펠드만홀 교수 연구팀은 정치적 극단주의자들이 서로 반대되는 이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정보를 받아들이는 뇌의 반응이 유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44명의 다양한 정치 성향과 극단성 수준을 가진 참가자들에게 정치적으로 민감한 영상을 시청하게 하면서 fMRI 뇌 스캔, 피부 전도도, 시선 추적 등 다양한 생리적 측정 방법을 활용했다.
그 결과, 극단적인 성향을 가진 참가자들은 서로 반대되는 이념을 지녔더라도 정치적 내용을 접할 때 뇌 활동 패턴이 매우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이는 중도 성향 참가자들과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특징이었다.
특히 영상에서 극단적인 언어가 등장하는 구간에서 이러한 뇌 반응의 동기화 현상이 더욱 강하게 관찰됐다.
또한 극단적 견해를 가진 이들은 정치적 내용을 접할 때 피부 전도도 수치가 높아지는 등 생리적 각성 수준도 더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신체 반응이 뇌의 동기화 현상을 더욱 강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극단적 진보와 극단적 보수 모두 정치적 자극에 대해 유사한 뇌 반응을 보였다”며 “이는 단순히 무엇을 믿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강하게 믿고 감정적으로 반응하느냐가 정치 현실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치적 스펙트럼 양극단에 위치한 사람들이 중도층보다 서로 더 닮았다는 ‘말발굽 이론’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
연구팀은 “극단적으로 상반된 견해를 가진 이들이 실제로는 서로 더 비슷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정치적 분열을 줄이고 공감대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성 및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최신호 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