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더블린대학교
연구결과
[웹이코노미 이영기 기자]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과 피해자 모두 사건에 대한 기억을 왜곡할 가능성이 동일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일랜드 더블린 소재 더블린 대학교(University College Dublin, UCD) 시아라 그린 (Ciara Greene) 심리학과 부교수 주도의 공동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을 대표해 그린 부교수는 연구발표 요지를 국제 비영리독립언론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온라인판에 8월27일자로 기고했다.
컨버세이션 기고문에 따르면 그동안 학계는 목격자와 피해자가 기억 왜곡에 얼마나 취약한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 왔다.
그러나 성폭력 사건에서 고소인과 피고인 간 기억 왜곡 가능성을 직접 비교한 실험적 증거는 없었다.
최근 진행된 연구에서는 가상의 성폭력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의 기억을 조사해 양측 모두 사건의 세부 사항을 잘못 기억할 가능성이 비슷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린 부교수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남성 또는 여성과 데이트를 하는 상황을 상상하게 한 뒤, 1인칭 시점으로 촬영된 데이트 영상을 보여주었다.
이후 참가자들은 성폭력 혐의가 제기됐다는 사실을 듣고 무작위로 고소인 또는 피고인 역할을 맡았다.
다음 단계에서 참가자들은 경비원, 바텐더, 택시기사 등 목격자의 진술을 접했는데, 이 진술에는 실제와 다른 오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세 차례에 걸친 실험 결과, 고소인과 피고인 모두 이러한 오정보를 기억에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확인됐다.
그린 부교수팀은 인간의 기억이 컴퓨터 파일처럼 단순히 저장된 정보를 꺼내는 것이 아니라, 매번 재구성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억 오류는 사법 절차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실제로 미국의 비영리단체 이노센스 프로젝트는 2014년 DNA 증거로 뒤집힌 오심 중 72%가 잘못된 목격자 진술에 근거했다고 보고했다.
그린 부교수는 "(따라서) 심리학자들은 오염되지 않은 목격자 진술을 얻기 위해 인지면담 등 다양한 기법을 개발해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