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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공익법인 리포트 ⑨ LG연암문화재단] 2018년 총 비용 가운데 공익목적사업비가 약 70% 차지

이사 약력·이사회 회의록·연차보고서 등 미공개...자산 대비 계열사 지분 보유 비중은 미미

 

[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정부가 장학금·학자금 등 사회공헌활동에 이바지하는 공익법인에 대해 내년부터 규제·감시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공익법인은 주식출연시 상증세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정부로부터 받아왔다. 그러나 일부 공익법인은 이같은 혜택을 총수일가 지배력 강화에만 사용하고 정작 공익활동은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반해 대부분 공익법인들은 수입금액 대부분을 목적사업비로 지출하고 국세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매년 경영활동 사항을 투명 공시하는 등 원래 설립 목적인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

 

웹이코노미가 목적사업비 지출내역, 계열사 지분 보유 현황, 이사회 구성원들과 총수일가간 이해관계 등 공익법인 현황을 기획시리즈로 분석한다.

 

 

LG연암문화재단은 지난 1969년 12월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가 총 7억8000만원 규모의 토지·건물·주식 등을 출연해 설립한 공익법인이다.

 

초대 이사장이었던 구인회 창업주가 타계하면서 그의 장남인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이사장 자리를 물려받아 지난 1970년부터 45년 간 재단을 이끌었다.

 

지난 2015년 1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고 구본무 LG 회장이 제3대 이사장에 올랐지만 약 3년 뒤인 2018년 5월 20일 세상을 떠난 뒤로는 이문호 연암대 총장이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구본무 LG 회장은 유언을 통해 LG연암문화재단과 LG복지재단에 각각 20억원씩, LG상록재단에는 10억원씩 총 50억원을 기부하라는 뜻을 유족들에게 남겼고 지난 2018년말 유족들은 이를 이행했다.

 

LG연암문화재단은 구인회 창업주의 ‘우리 기업이 국가와 민족의 번영에 밑거름 되어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학술지원, 청소년 교육, 문화예술 분야에서 다양한 공익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970년부터 현재까지 약 50년 동안 ‘연암장학생 지원사업’을 통해 각 대학총장 추천을 받은 이공계 및 인문계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들의 3학기 동안 등록금 전액과 교재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1996년 4월 17일에는 구자경 LG명예회장이 기증한 사저를 기반으로 서울 종로구에 국내 최초 디지털 도서관인 LG상남도서관을 개관했다.

 

또 올해 32회를 맞는 ‘연암 국제공동연구 지원사업’을 통해서는 각 분야의 국내 우수 교수들을 선정해 인문학·사회과학·자연과학·공학 계열 전 분야의 연구과제를 해외 우수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는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고 있는 청소년들을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기 위한 ‘사랑의 다문화 학교’ 사업을 시행한데 이어 지난 2016년에는 여성가족부·한국방송통신대·다음세대재단·세이브더칠드런 등 4개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이중언어 인재발굴에 나서기도 했다.

 

또한 LG연암문화재단은 ‘문화예술의 창작과 교류를 통한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이라는 기치 아래 5년여 동안 총공사비 620억원을 들여 지난 2000년 3월 27일 최첨단 다목적 공연장인 LG아트센터를 건립해 지금까지 세계 최정상 예술가들을 초청해 대중에 선보이고 있다.

 

국세청 공익법인 현황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재단의 총자산가액은 1960억여원으로 이중 주식·출자지분이 약 631억원(32.2%), 토지가 511억여원(26%), 기타자산은 약 341억원(17.4%)을 차지했다. 뒤이어 건물과 금융자산이 각각 282억여원(14.4%), 193억여원씩(9.8%)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시기 재단이 사용한 총 비용은 약 236억원으로 이 가운데 약 167억원(70.8%)이 공익목적사업에 사용됐다. 이는 총자산 대비 8.5%에 해당하는 규모다. 공익목적사업으로 쓰인 비용 167억원 중 재단이 장학금·지원금 등 수혜자(단체)에게 직접 지급한 비용은 약 160억원 수준이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재단이 보유한 주식의 총액은 75억9700여만원으로 이는 자산총액 1960억여원 대비 3.87%에 해당한다.

 

구체적으로는 그룹 지주사인 LG 지분 57만2525주(0.33%)와 LG화학 지분 2만746주(0.03%), GS그룹 지주사인 GS 지분 30만8283주(0.33%) 등 총 59만3271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공시투명성은 LG그룹을 대표하는 재단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등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 홈페이지에는 이사회 회의록이나 매년 발행하는 연차보고서 등의 자료는 전혀 공개되고 있지 않았다.

 

재단 이사회 구성원 현황은 국세청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단 국세청 자료에는 상임·비상임 구분, 출연자와의 관계, 직전 5년 계열사 임원 근무 여부 등만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이사들이 실제 재단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경력·약력 등은 국세청 외에 재단 홈페이지 등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재단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재단이 LG전자 등 계열사 9곳과 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규모는 총 126억원 가량으로 이는 전체 사업수익 187억원 중 67.4%에 속한다.

 

재단이 LG전자와의 거래로 얻은 수익은 69억5700여만원 정도인데 이는 계열사(특수관계자)를 통해 얻은 전체 수익 중 절반(55.2%)을 넘는 규모다.

김필주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