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실버 공유주택의 등장..."사회적 상호관계가 핵심"

실버네스트·홈쉐어버먼트 플랫폼, 룸메이트 연결로 고독감 해소

[웹이코노미 김상호 기자] 실버 공유주택이 등장하고 있다. 실버네스트와 홈쉐어먼트와 같은 플랫폼이 룸메이트 연결과 노동력 공유를 통해 노인들의 고독을 해소시키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9년 이후 공유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요인 중 하나로 인구통계적 다양성에 대해 주목하며, 고령층의 참여를 새로운 공유경제 트렌드로 제시하고 있다. 평균수명 연장에 따라 더 많은 소득이 필요해지거나 지속적인 경제참여를 희망하는 고령자의 수요가 커지면서 이에 부응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각광받고 있다. 실버 공유경제의 시작은 관행적인 방식으로 경제활동에 나설 여력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포섭해 시장에 대한 참여도와 접근성을 확대하는 공유경제의 일반적인 특징과도 일맥상통한다. 실버네스트(Silvernest)와 홈쉐어먼트(HomeShare Vermont)와 같은 플랫폼이 보유 중인 주택 등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고령자의 소득 창출 방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버 공유경제’는 고령층의 새로운 경제활동 방식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실버 공유경제는 유휴 자원을 활용한 금전적 거래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상호 작용 요소를 결합해 고령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고령의 주택 소유자와 장기 주택 공유를 위한 룸메이트 등을 연결해주는 실버네스트는 실버 공유경제 모델을 통해 고령자의 경제적 여유와 함께 고독감 해소 등의 가치를 제공한다. 미국의 홈쉐어버먼트는 주택을 공유하는 고령자를 위해 해당 주택의 이용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공유하는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고고그랜드페어런츠(GoGoGrandparent)와 같이 차량공유 서비스에 고령자 돌봄과 상시 모니터링 기능을 결합한 모델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대대수의 실버 공유경제 업체들이 에어비앤비(Airbnb)와 비슷한 방식으로 공유경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상호작용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에어비앤비와 차별화된다. 에어비앤비가 초기에 제시한 숙박 공유 아이디어의 혁신성이 점차 퇴색돼, 투기자와 다주택 소유자들의 단기 임대 사업 모델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버 공유경제 업체들은 경제적 목적을 넘어 고령자의 건강과 복지를 손시킬 수 있는 외로움과 고립감을 줄이고, 경제적 이득 이외에 실질적인 생활 편의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미국의 스타트업 실버네스트와 비영리단체 홈쉐어버먼트는 고령의 주택 소유자와 사회적 작용을 할 룸메이트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미국 50여개 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버네스트는 지난 2015년 설립후 고령자 은퇴에 따른 소득 감소로 거주지를 떠나는 일 없이 임대료 수익과 하우스메이트(housemate)의 밀착 돌봄 서비스를 받으며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 홈쉐어버먼트는 고령자에게 가사 정리, 식료품 쇼핑, 요리, 쓰레기 반출과 재활용, 개 산책, 잔디 깎기 등의 일상적인 도움이 돈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주택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세입자가 임차료의 일부를 금전이 아닌 일상 서비스로 지불하도록 하는 중개 모델을 운영한다. 실버네스트와 홈쉐어버먼트는 주택 소유자와 세입자를 연결하기 위해 데이트 중개 플랫폼에서 사용하는 것과 유사한 매칭 알고리즘을 도입하고 있다. 또, 지원자에 대한 배경조사를 실시하고, 집주인과 공유 서비스 이용자에게 각각 책임 보험을 가입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안전한 거래를 지원한다. 실버네스트는 입주에 앞서 주택 공유 참가 희망자들과 주택을 보유한 고령 소유주 사이에 60일간의 의사소통 시간을 갖도록 함으로써 매칭 실패 확률을 낮추고 있다. 이 같은 공유 서비스 이용 계약은 어디까지나 단기 혹은 장기 임대 방식으로 국한되며, 용역 제공에 따른 주택 이용이라는 형식의 고용인과 피고용인 관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고령자를 위한 주택 공유 서비스가 단순히 은퇴 이후 소득확보 차원을 넘어 사회적 관계와 연동되는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뢰 확보’가 중요한 요소이다. 고령자의 유휴 자원을 공유 또는 임대하는 실버 공유 경제의 경우 특히 이들이 사회적 취약 계층에 속한다는 점에서, 참여를 늘리기 위해서는 다른 다양한 커뮤니티의 낯선 사람들을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이다. 미시건 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연구에 따르면, 공유경제 서비스를 이미 이용한 경험이 있거나 기꺼이 이용할 의사를 갖게 만드는 요인으로는 공유경제 제도와 이를 지원하는 기관에 대한 신뢰, 자기 효능감, 서비스 이용의 용이성 등이 지목된다. 실버네스트가 임차인을 까다롭게 선별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범죄기록정보 등을 확인하는 것은 이 같은 신뢰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홈쉐어버먼트가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가이드북에 따르면,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와 성공적인 공유경제 참여를 위해서는 주택 소유자와 공유 서비스 참여자들 사이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등을 확인하기 위해 2주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두고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사회적 상호 관계와 신뢰에 기반을 둔 실버 공유경제 모델은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경제 성장, 기술 혁신, 환경 지속 가능성, 사회적 포용 등 유엔이 제시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의 주요 요소를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김상호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