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조경욱 기자] 이사회는 주식회사에서 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회의체의 기관을 뜻한다. 사내이사,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이 중 사외이사는 상시적으로 업무에 종사하지 않고, 일정 자격을 갖춘 분야별 외부 전문가로 이뤄진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을 감시·감독해 주주 가치를 제고하고 대주주의 전횡을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들 대다수는 독립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못하고 찬성표만 던지는 ‘거수기’ 노릇을 해 비판이 일고 있다. 웹이코노미가 일부 상장사의 ‘반대’없는 이사회 현황을 살펴봤다.
1955년 설립된 세아베스틸은 특수강제품과 자동차부품의 제조 및 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피 상장사다. 지주사 세아홀딩스가 지분 58.94%를 보유중이며 계열사 세아제강지주가 지분 6.03%를 갖고 있다.
세아홀딩스는 고(故) 이운형 세아그룹 전 회장의 아들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가 최대주주(35.12%)로 있으며, 그의 동갑내기 사촌 이주성 세아제강 부사장이 17.95%, 선대회장의 동생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 12.66%, 이 회장의 부인 박의숙 세아네트웍스 회장이 10.6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세아베스틸은 2019년 3분기말 기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7명의 이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 내에는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 2개의 소위원회가 구성돼 있으며 이사회 의장은 이 대표가 맡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4일 기준 세아베스틸이 진행한 이사회 7차례, 의안 19건에서 사외이사들은 출석률 100%를 기록한 가운데 모든 의안에 대해 전원 찬성표를 던졌다. 소위원회에서 진행된 의안(8건) 역시 일부 불참을 제외하고는 전원 찬성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는 총 9차례의 이사회가 열렸으며 14건의 의안이 진행됐다. 사외이사들은 역시 전원 개근했고 표결 또한 만장일치 찬성이었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에서 논의된 7건의 의안도 반대표가 전무했다.
2017년 총 11차례 이사회에서 처리한 총 17건의 의안에서도 이들은 전원 찬성 쪽에 투표했다. 2016년도 이사회에서도 반대표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사외이사에는 오너일가 우호 인사와 정부부처 고위 관료도 눈에 뛴다. 사외이사를 두 차례 연임하고 있는 정용희 전 삼정피앤에이 대표는 이 회장과 경기고등학교 동문이고 한양대학교 선후배 사이다. 박인목 사외이사는 과거 중부지방국세청 조사2·3국장을 역임했다. 그 역시 두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를 연임했다.
지난해 3월 사외이사로 선임된 정재훈 해프닝피플 대표는 미국 줄리어드 음악대학을 졸업한 뒤 예일대 바이올린 전공으로 석사를 마쳤다. 대표적인 경력은 경기도 문화의전당 사장으로, 철강업계와 관련된 경력은 전무하다. 이같은 선임배경에 대해 업계에서는 고(故) 이운영 세아그룹 창업주의 뜻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 창업주는 살아생전 오페라를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정 대표와 같은 시기 사외이사로 선임된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철강 및 광업 업계서 꽤 인지도가 높은 전문가다. 강 교수는 동양시멘트 사외이사, 현대제철 자문위원,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2004년 3월부터 15년간 사외이사로 근무했던 채방은 법무법인 한덕 변호사는 지난해 3월부로 사임했다. 그는 이 회장과 경기고 동문이며 25년간 검사로 공직에 몸담았다.
조경욱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