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채용비리를 막고자 10년만에 필기시험을 부활시킨 우리은행이 부실한 시험관리로 인해 응시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우리은행은 서울 중앙대학교와 대전 충청대학교 캠퍼스에서 서류전형을 통과한 3000여명에 대해 인·적성 및 직무 관련 필기시험을 치뤘다.
하지만 응시자들은 SNS 등을 통해 이날 치러졌던 필기시험과 관련해 우리은행이 방치하다 싶이 부실 관리를 해왔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응시자들에 의하면 충남대의 경우 일부 응시자가 시험시간이 완료됐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문제를 푸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응시자들이 감독관에게 항의를 했지만 감독관은 이를 무시했고 응시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그제서야 부정행위를 저지했다.
입실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도 응시자 입장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응시자들은 오후 1시 10분으로 정해진 입실시간을 어기고 일부 응시자들이 늦게 입실했으나 감독관은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감독관들이 부실 시험 관리 행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응시자들에 따르면 직무적성검사 시험영역별로 문제풀이 시간이 정해져 있고 시간이 완료된 후 시험장 스피커를 통해 ‘앞 장 시험지로 돌아가 문제를 풀지 말라’는 방송이 나왔다.
하지만 일부 응시자가 이를 어기고 다시 앞 장 문제들을 푸는 것을 목격한 응시자들이 이를 감독관에게 말했으나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아울러 시험 감독을 우선해야 할 감독관이 응시자처럼 인적성 필기시험을 풀었다는 응시자들의 증언도 나왔다.
이번 우리은행 필기시험과 관련해 각 포털에도 응시생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당시 상황에 대해 댓글을 남겨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1교시 과목 오답 시 감점처리 된다고 잘못 설명한 감독관도 있었다”며 “중앙대100주년기념관 315호실 감독관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혼란만 부추기는 꼴이라니.. 고사실마다 감독관 운으로 합격 당락에 영향을 받는게 안타깝다”고 밝혔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각자 3명 아무 재제없이 시험에 응시했고 디지털 직무 고사장 중 한 곳에서는 방송 다 무시하고 풀기까지 했다”며 부실했던 당시 시험 관리 상황을 전했다.
한편 우리은행 채용비리는 지난 2017년 10월 16일 국회 정무위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지난 2016년 우리은행 신입행원 공채 당시 150명 중 약 10%인 16명이 국정원 직원 자녀, 금감원 간부 요청, 공무원 자녀 등의 사유로 추천 채용된 사실을 알리며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7일 검찰은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사 이광구 전 행장의 사무실과 인사부등을 압수수색했고 10일 경기도 안성 우리은행 연수원, 28일 우리은행 본사 및 전산실을 추가로 압수수색한 바 있다.
같은 해 11월 2일 채용비리에 도의적 책임을 느낀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필주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