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5 (일)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전기·전자·화학

비비안, 적자 행진 속 구조조정 와중에도 오너는 고배당 ‘꿀꺽’

 

[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해외 속옷 브랜드 유입, SPA(제조‧유통 일괄)브랜드에 대한 젊은 층의 선호 등으로 인해 BYC, 신영와코루, 남영비비안 등 국내 속옷 브랜드들이 과거에 비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957년 남영염직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온 남영비비안이 지난해 흑자 달성 이후 올해 상반기 다시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고인(故人)인 남상수 명예회장(창업주)으로부터 남영비비안을 물려받은 장남 남석우 회장 리더십에도 의문이 제기돼 향후 경영숙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계속되는 적자, 넉넉하지 못한 현금 실탄

 

남영비비안은 지난 2005년 남 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후 지난 2002년 취임한 김진형 대표이사 사장과 각자 대표체제 하에 운영돼 왔다.

 

이후 지난 2015년 김진형 대표이사 사장이 별세함에 따라 같은 해 8월 남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됐다.

 

남영비비안은 지난 2012년부터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 2014년 영업손실이 152억2368만원까지 급증했고 2015년 75억9301만원, 2016년 19억6885만원으로 꾸준히 손실을 기록해오다가 지난해 영업이익 4억6073만원을 달성해 적자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상반기 동안 영업손실 11억5773만원을 기록해 현재까지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이처럼 적자행진이 계속되자 지난 2015년 4월 남영비비안은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당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부지를 366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2014년말 기준 남영비비안의 유동자산 959억원 대비 현금비율은 5.4%로 당시 국내 기업 평균 현금비율 10% 절반 수준이다.

 

지난 2015년 유동자산 960억원에서 차지하는 현금비율은 4.5%, 2016년 896억원 대비 6.8%,지난해에는 유동자산 892억원 대비 현금비율 2.9%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 시장 변동 상황에 맞추지 못한 고급화 전략이 걸림돌로 작용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속옷시장의 트렌드 흐름을 못 따라간 전략도 한 몫을 했다.

 

남영비비안 란제리 계열사 ‘바바라S.A.S(GROUPE BARBARA S.A.S)’는 올해 상반기 매출 33억원에 당기순손실 11억9568만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한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당기순손실 29억6172만원에 이어 2016년 당기순손실 26억3990만원, 작년에는 당기순손실 26억77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바바라는 지난 1926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명품 프랑스란제리 브랜드로 국내에선 지난 1998년부터 남영비비안의 계열사인 ‘훼미모드’가 수입판매해 왔다. 남 회장은 지난 2010년 비비안 브랜드 고급화 작업을 직접 지휘하며 고급 란제리인 바바라를 인수했다.

 

그러나 유니클로, H&M, 스파오 등 SPA브랜드가 기능성 속옷을 강조하며 젊은 층을 파고들고 캘빈클라인, 빅토리아시크릿 등 해외유명브랜드가 시장을 파고들자 시장 점유율은 순식간에 역전돼 남영비비안을 포함한 국내 브랜드 대부분 약세에 몰리게 된다.

 

이에 남영비비안은 지난해 2월 일본 유명 속옷 기업인 ‘이즈미’와 협업한 기능성 제품을 뒤늦게 선보였다.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 브랜드와 손잡고 제품을 출시해 젊은 층 공략에 나섰으나 올 상반기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상태다.

 

◎ 실적부진 직원들은 구조조정…오너일가 곳간에는 쌓이는 현금

 

이같은 업황 둔화에 따른 실적부진이 계속되자 남영비비안 직원들에 대한 인력구조조정을 단행한다.

 

금감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남영비비안은 남직원 142명, 여직원 489명으로 총직원 631명이었다. 1년 뒤인 2016년 직원 수는 남직원 136명, 여직원 311명 총 447명으로 1년만에 184명이나 잘려나갔다.

 

지난해 직원 수는 전년 대비 108명이 줄은 총 339명으로 남직원과 여직원 각각 142명, 251명이다. 올해 1분기 직원 수는 남·여 각각 132명, 173명 총 305명으로 작년 보다 34명이 줄어들게 됐다.

 

가장 최근인 올해 상반기에도 인력이 감소해 총직원 수는 265명으로 남직원 131명, 여직원 134명으로 나타났다.

 

눈여겨 볼점은 이 기간 동안 남자 직원의 경우 구조조정 폭이 적은 반면 여직원의 경우 구조조정 폭이 현격히 크다는 점이다.

 

남직원은 142명에서 적게는 132명 수준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진데 비해 여직원은 많게는 489명에서 최근 134명 수준까지 인력감축이 급격하게 진행됐다.

 

실적 부진에 따른 고통을 직원들 감내하고 있는 와중에 높은 현금배당성향의 고액 배당이 이뤄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연결재무제표상 남영비비안의 배당금 지급내역을 살펴보면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도 매년 고액배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엔 30억8,000만원을 지급하기도 했으며,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매년 12억9600만원씩 현금 배당했다.

 

작년 현금배당성향은 120.28%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일정한 회계기간 동안 벌어들인 수입에서 어느 정도를 주주들에게 나눠줬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배당성향이 높은 회사는 주주들에게 수입의 많은 부분을 돌려주는 것을 의미한다.

 

남영비비안의 경우 올 상반기 보고서상 남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가 지분 73.41%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배당 대부분은 남 회장 등 오너일가에 지급된 것이다.

 

앞서 남영비비안은 영업손실 144억7530만원을 기록했던 지난 2014년도에도 111.74% 현금배당성향을 보인 바 있다.

 

지난 2014년 남영비비안은 남 회장에 이어 2대 주주인 남영산업이 소유하고 있는 리조트 빌라 2채를 포함해 약 20억원 규모의 회원권을 구매해 파문이 일었다.

 

남영비비안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 상반기까지 적자 행진을 거듭해 당시 누적적자 136억원대임에도 불구하고 남 회장이 지분 82.0%를 보유해 오너 개인회사와 마찬가지인 남영산업에 자금을 지원해 의심의 눈초리를 사기도 했다.

 

이 때 업계에서는 남영산업이 지난 2013년 12억원의 영업손실과 8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남영비비안이 특수관계인인 남영산업에 자금을 우회 지원한 것으로 추정했고 당시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배임 논란이 불거져 문제가 되기도 했다.

 

◎ 시장 판세 변화 속에서 남 회장이 제시할 해법은?

 

오너 2세인 남 회장은 당면한 과제에 대해 현재까지 딱히 별다른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경영인의 경우 임기 내 실적으로 바탕으로 이사회를 통해 주주 등으로 부터 평가받아 재임 여부가 결정되나 박 회장의 경우 단순 오너 2세라는 이유로 경영능력과 관계없이 회사 대표자리에 올라 별다른 견제를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투 운동’ 여파로 여성 속옷시장은 기존 ‘섹시 마케팅’에서 보다 편한 속옷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또 언더웨어 전문브랜드 엠코르셋이 TV홈쇼핑과 온라인 판매에 집중해 지난해말 기준 시장점유율 5.2%를 차지하며 남영비비안(7.5%)의 뒤를 쫓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동 상황에서 남 회장이 올 상반기 다시 적자로 돌아선 남영비비안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김필주 기자 webeconomy@naver.com

 





레저·여행·음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