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북위례 힐스테이트에서 정해진 가격에 추첨으로 택지를 공급받은 주택업자가 가구당 2억원, 총 2천300억원의 수익을 챙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이같이 밝히며 주택업자가 챙기는 수익이 북위례 힐스테이트가 입주자모집공고문에 공개 신고한 이윤 136억원의 17배, 적정이윤(건축비용의 5% 산정)의 20배 규모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주택난 해결과 주거 안정을 위해 토지를 강제수용해 조성한 공공택지가 주택업자들의 천문학적인 이윤추구 수단으로 전락했다"면서 "정부는 공공택지 조성 목적에 맞도록 민간 추첨매각을 중단하고 기본형건축비 거품을 제거해 소비자와 무주택 서민을 위해 적정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잔뜩 부풀린 엉터리 분양가를 승인한 하남시와 이를 검증하지 못한 분양가심사위원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위례 힐스테이트의 평균 분양가는 평당 1천830만원으로, 토지비 918만원, 건축비 912만원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기본형건축비는 평당 644만원임에도 비싼 간접비와 가산비를 책정해 평당 267만원을 부풀렸다. 이는 35평(전용92㎡) 기준 9천400만원이다. 실제 건축비와 비교하면 수익은 더욱 커진다.
경실련이 LH·SH와 경기도의 공사비 내역, 동탄2신도시 민간아파트들의 분양가 심사자료 등을 통해 추정한 실제 건축비(적정건축비)는 평당 450만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북위례 힐스테이트의 경우 공사비는 511만원, 간접비와 가산비가 223만원, 177만원으로 건축비만 912만원에 달한다.
적정건축비 대비 평당 456만원, 총 1천900억원이 부풀려진 것이다. 지난 2011년 위례에서 공급한 공공분양 아파트의 경우 공사비는 486만원으로 비슷하지만 간접비는 70만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공사비는 1.2배 상승했는데 간접비는 5.9배 상승한 것으로 분양원가를 부풀리기 위해 간접비를 부풀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북위레 힐스테이트의 간접비 1천84억원(평당 223만원) 중 분양시설경비는 599억원(평당 143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시설경비란 분양사무실 시공비, 운영비, 광고홍보비 등이다. 경실련은 해당 항목에 600억원 가량을 책정했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에 의하면 올해 1월 GS건설이 분양한 위례 포레자이는 해당 항목이 평당 18만원이었다. 지난 2013년 현대엔지니어링과 같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이 분양한 위례힐스테이트 송파는 간접비가 총 63만원, 그중 부대비가 39만원에 불과했다.
토지비용 역시 기간 이자를 부풀린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1월 분양한 위례포레자이는 북위례 힐스테이트와 지난 2015년 10월 추첨방식으로 함께 매각된 토지로 비용면에서 차이가 발생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위례 포레자이는 매입가 대비 기타비용(기간이자, 필요경비 등)이 5%지만 북위례 힐스테이트는 17%로 3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하게 5%를 적용하면 413억원이 부풀려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건축비용 1천908억원, 토지비용 413억원 등 총 2천321억원 규모의 분양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이는 입주자모집공고문에 승인된 이윤 136억원 대비 17배로 가구당 부담해야 할 비용은 2억1천500만원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인 건축공사 적정이윤을 건축비의 5%로 감안할 경우 이득 규모는 20배로 더욱 커진다.
경실련은 "추첨방식으로 공공택지를 챙긴 주택업자는 분양가를 잔뜩 부풀려 자신이 시공조차 하지 않고 공사를 몽땅 하청주는 방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또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원인이 "공기업과 주택업자가 인허가 기관과 국민을 속여 폭리를 취하고 인허가 기관인 하남시·성남시·서울시 등이 개발사업자로 참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경실련은 "근본적으로 저렴한 주택 공급과 시세차익 최소화를 위해 민간매각을 당장 중단하고 토지임대부 건물분양, 장기공공임대주택 등으로 주택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필주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