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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화학

KB증권, 국내 금투사 모두 외면한 호주 부동산펀드 판매했다가 360억 손실 위기

현지 차주 LBA캐피털 관리·감독 부실 의혹...계약에 위배된 토지 매입 2달 뒤 인지

 

[웹이코노미=조경욱 기자]

 

KB증권이 최근 판매했던 3200억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가 현지 차주 LBA캐피털의 계약 위반으로 일부 손실 위기에 처하며 KB증권의 펀드 검토 과정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KB증권은 계약 전후 현지 실사 및 관리·감독을 제대로 이행했다고 반박했다.

 

지난 4일 KB증권은 자사가 판매하고 JB자산운용이 운용한 'JB호주NDIS펀드'에 대해 긴급자금회수와 법적대응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호주 LBA캐피털이 당초 계약에 명시된 장애인 임대 주택이 아닌 다른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KB증권이 판매한 ‘NDIS펀드’는 장애인 임대 주택(SDA)을 매입·개발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호주 정부는 장애보험제도(NDIS, 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 대상자 가운데 일부에게 전용 임대 주택(SDA, Specialist disability accommodation)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임대료 100%를 제공하고 있다. SDA는 기존 아파트 등을 매입 후 장애인 맞춤 시설로 리모델링을 거쳐 정부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은 업체를 통해 공급된다.

 

LBA캐피털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투자안내서를 국내 금융투자사 다수에 소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KB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투자사는 LBA캐피털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투자 관계자는 “과거 해당 티져(투자안내서)를 받아 검토한 적이 있지만 NDIS-SDA 임대 주택 정책이 도입된 지 얼마 안 됐고, LBA캐피털에 대한 정보와 신뢰가 부족해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투자안내서에는 장애인 임대 주택(SDA)의 개발·관리를 위한 라이선스 보유 업체가 LBA캐피털이 아닌 ‘Living Bright Australia’로 기록돼 있다. 해당 업체는 LBA캐피털의 100% 자회사로 장애인을 위한 임대 주택을 제공 및 안내하는 임대 서비스 업체다. LBA캐피털을 통해 자금을 유치하고 시설을 개발해 입주를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iving Bright Australia’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를 중심으로 총 350여개의 장애인 임대 주택(SDA)을 개발·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안내서에는 매입 대상 아파트의 상태와 보안, 지리적 위치 등이 담겼지만 아파트의 이름, 매입 수량, 주소 등은 기재되지 않았다. LBA캐피털이 계약에 위배되는 토지를 매입한 것이 지난 6월말이고 KB증권이 이를 인지한 것이 8월인 점을 감안할 때 일각에서는 당초 KB증권이 계약에 앞서 사실 검증과 현지 실사를 제대로 행했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와 관련 KB증권 관계자는 “초기 투자안내서가 추상화된 부분이 있어 JB자산운용과 내용 구체화 작업을 진행했고 구체화된 안내서에는 매입 예정 아파트의 이름, 수량, 주소 등이 전부 기록돼 있다”며 “이밖에도 LBA캐피털로 유입된 투자금이 자회사를 통해 SDA 매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을 사전에 현지 법무법인을 통해 전부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계약 진행과정 전후로 현지 실사를 완료했고 계속해서 관리·감독을 이어왔다”며 “중국의 영향으로 호주 부동산이 급격히 올라 LBA캐피털이 기존 계약과 다른 부동산을 매입했고, 관리·감독 과정에서 최근 이를 발견한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자금 회수에 대해서는 “총 3264억원의 투자금 가운데 62%(2015억원)의 자금은 현금으로 회수 완료했고, 27%(882억원)는 자산 동결에 들어갔다”며 “현재 회수되지 못한 11%(367억원)의 금액 또한 LBA캐피털의 등기 임원 3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등을 통해 받아낼 것”이라 말했다.

 

 



조경욱 웹이코노미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