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친환경·고효율의 촉매 제작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신소재공학부 김봉중 교수 연구팀이 열역학적 상분리(Phase separation) 현상을 이용해 비스무스 바나데이트(BiVO4) 표면에 균일하게 분포한 고밀도 이황화주석(SnS2) 나노입자를 결착시키는 신개념 담지형 촉매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산화물 지지체를 이용한 금속 촉매 입자의 엑솔루션 현상은 촉매 입자가 지지체 표면에 박혀 있게 되어 고온에서도 조대화(다결정재를 고온에서 가열함으로써 결정 입자가 커지는 현상)가 일어나지 않아 고온 촉매 반응(예: 가스센서 등)과 재생에너지(예: 가스개질, 연료전지 등) 응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엑솔루션 현상은 고체의 산화물 기판에 금속 원소를 도핑한 후, 환원 환경에서 고온의 열처리를 통해 일어난다. 이러한 기존 방식은 고상 기판 내에서 금속 원소의 느린 확산 속도로 인해 극히 일부의 금속 원소만이 빠져나오게 되어 많은 양의 촉매 입자를 기판 위에 생성하기 어렵고, 빠져나온 금속 원소로 인해 산화물 기판의 구조적 결함(예: 산소 공공*)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산소와 강하게 결합하는 금속들은 지나치게 강한 환원 환경에서만 엑솔루션되어, 산화물 기판을 분해시키게 된다. 따라서 활용 소자의 활성과 내구성이 급격히 떨어져 촉매 기술의 한계로 지적되어 왔다.
연구팀은 공융 용해(Eutectic melting)와 공융 상분리(Eutectic phase separation) 라는 열역학적 상변화 현상을 이용하였다. 먼저 BiVO4 기판을 졸-젤 법으로 결정화시킨 후, 원자층 증착법(Atomic layer deposition)을 이용하여 SnS2를 섭씨 200도에서 증착하였다.
이 온도는 BiVO4와 SnS2 화합물의 공융 용해 온도보다 높아서 두 물질을 액상으로 만들고, 이후 샘플을 상온으로 낮추었을 때 공융 상분리 현상으로 두 물질은 다시 분리된다. 이때, SnS2는 BiVO4 기판 표면에 박혀 있는 입자 형태로 존재하게 된다.
연구팀은 실시간 X선 회절과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기법을 이용해 온도를 증가시키며 관찰했을 때, 회절 콘트라스트와 회절점이 사라져 BiVO4와 SnS2 두 물질이 액상 화합물로 변화하고 다시 온도를 상온으로 낮추었을 때 두 고상 물질로 분해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BiVO4는 물분해 양극에 유용한 ▴작은 밴드갭(bandgap) ▴적절한 전도대 끝(Conduction band edge)▴가전자대 끝(Valence band edge) 위치를 가지고 있고, SnS2 역시 작은 밴드갭과 BiVO4와 Type II 밴드 정렬을 하여 물분해에 매우 유리하다.
또한, 연구팀은 BiVO4와 SnS2 표면의 결함에 비정질 황화아연(ZnS)을 얇게 코팅함으로써 빛에 의해 생성된 전자와 홀의 재결합을 억제하고, 비정질 층의 얕은 에너지 준위(Shallow energy level)를 이용하여 두 물질을 빠르게 이동시켰다.
그 결과, BiVO4 단일 광전극에 비해 3배에 가까운 효율 향상(0.84%→ 2.27%)을 보였고, 24시간 동안 효율의 감소를 10% 이내로 억제할 수 있었다.
김봉중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한계에 봉착한 담지형 촉매 기술 분야에 새로운 활로를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수소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임으로써 향후 전기자동차 등에 필요한 수소 생산 또는 가스 센서, 가스 개질, 연료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IST 신소재공학부 김봉중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GIST-MIT 국제공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 분야 권위지 《Small Methods》에 2024년 9월 9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