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 서울시가 경쟁력 있는 대한민국 건축가들의 세계무대 진출을 돕는다. 아울러 역량있는 건축가들의 국내 대형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사다리 역할도 한다. K-건축의 우수성과 가치를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지다. 혁신적인 국내 건축가 양성을 통해 서울 건축물을 매력적으로 변화시켜 도시경쟁력과 시민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최종 목표다.
서울시가 건축가들의 국내 프로젝트 참여 기회 확대와 해외 진출 지원, 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 신설, 혁신건축가 발굴 및 지원, 건축가 존중문화 정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K-건축문화 종합지원계획'을 24일 발표했다. 4대 분야 11개 과제를 2030년까지 중점 추진한다.
2023년 창의적 설계, 유연한 제도, 신속 행정 등의 내용을 담은 ‘서울 도시‧건축디자인 혁신계획’이 하드웨어 중심이었다면 이번 계획은 소프트웨어, 즉 ‘건축가’에 초점을 맞춘 시즌 2다. 대한민국 건축가의 창의성과 가능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K-건축을 전 세계 알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계획은 약 2개월 전부터 오세훈 시장이 서울 시내 혁신 건축 현장을 찾아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있는 ‘건축기행’의 연장선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오 시장은 전통시장을 MZ 핫플레이스로 변신시킨 2024년 서울시 건축상 대상작 용산구 신흥시장 ‘클라우드’를 비롯해 낡은 공영주차장을 맞춤형 건강증진센터로 탈바꿈한 ‘강남구웰에이징센터’ 등 서울시내 혁신건축물 15곳을 차례로 방문해 19명의 건축가들을 직접 만나 소통했다. 지난달 23일에는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축가협회 등 주요 건축단체와 간담회를 개최했다.
첫째, 역량있는 대한민국 건축가들의 국내 대형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대폭 확대하고 나아가 해외 무대 진출을 통해 경쟁력을 기르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펼친다.
우선 국제설계 공모시 국내 건축가 참여 비율을 최대한 확대한다. 최근 국내 대형 프로젝트의 해외건축가 당선이 늘면서 도시의 건축 수준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외국 건축가 선호현상으로 국내 건축가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대책이다.
설계 공모 보상금을 기존 1억 원 이내에서 3억 원으로 대폭 늘려 창작의 가치를 인정하고 건축가들이 지속적이고 혁신적인 활동을 이어가도록 한다. 공모에 선정되면 국내외 전시와 홍보, 공공사업 협업 등 다양한 지원도 확대한다.
아울러 국내 건축가의 역량과 가능성을 서울시가 직접 나서 전 세계에 홍보한다. ‘미술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와 2017년 서울에서도 개최된 국제건축가연맹(UIA) 세계건축대회 등 유수 글로벌 행사에서 ‘K-건축 홍보관’을 운영, 국내 건축가들을 알린다. 특히 오는 9월 26일부터 11월 18일까지 ‘매력 도시, 사람을 위한 건축’이란 주제로 개최 예정인 ‘제5회 서울건축비엔날레’에 전 세계 건축가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 자리를 활용해 국내 건축가들의 작품과 역량을 최대한 알릴 예정이다.
해외 주요 도시의 건축‧문화관련 기관과 연계해 국내 건축가 작품을 국제무대에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양 도시간 문화교류도 확대한다. 현재 영국, 프랑스, 스위스 등 10개국 11개 대사관 및 문화원과 서울비엔날레를 위해 도시건축 분야 문화교류 협력의향서(LOI)를 맺었다. K-건축의 위상 강화를 위해 매년 2~3개 도시와 협력을 넓혀갈 계획이다. 우선 올해 ‘서울도시건축전시관’과 파리(CITE), 프랑크푸르트(DAM), 몬트리올(CCA) 등 주요 해외 건축전시관과 협약을 체결하고 순회전시도 본격 추진한다.
이 외에도 건축계에서 국·내외 인지도가 높은 ‘프로젝트서울(서울시 설계공모 홈페이지)’을 건축상 수상작, 건축계 소식, 건축 관련 행사·전시 소개 등 일반 시민도 건축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둘째, 국제적 권위의 (가칭)『서울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을 제정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건축 발전을 위해 재단을 신설하는 등 본격적인 성장엔진을 가동한다.
서울은 세계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의 압축성장을 이뤘고 도시공간구조의 과감한 혁신으로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곳이다. 이제 그 경험과 비전을 국제적으로 공유하고 혁신적인 국내외 건축가, 도시계획가 등을 세계무대에 알려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서울을 중심으로 국제적 권위의 도시공간디자인상을 제정하려는 것이다.
『서울국제도시공간디자인상』은 도시·건축·경관(조명, 조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환경성·공공성·도시문화 기여 등 국제적 의제가 반영된 국내·외 혁신적 도시공간을 대상으로 선정 계획이다. 해외 저명 심사위원이 참여하는 체계적인 심사를 실시하며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쳐 ’27년 첫 수상작을 발표할 계획이다. 수상작은 2년마다 선정 예정이다.
또한,『서울시건축상』에서는 건축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건축가 발굴을 위해 올해 7월 ‘신진건축가상’을 새로이 신설하고, 창의적이고 역량있는 젊은 건축가들이 주목받고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전시·홍보와 더불어 서울시 공공건축사업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서울시건축상』에서는 우수한 건축물 확산을 위해 건축가뿐만 아니라 우수한 디자인을 수용한 건축주, 품질 높은 시공을 완수한 시공자에게도 상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셋째, 잠재력과 가능성이 풍부한 신진건축가들이 단단한 땅을 뚫고 세상으로 나오도록 확실한 기회를 제공하고, 세계적인 건축가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
현재 국내 건축 시장은 1~5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건축사무소가 전체의 87.5%(2025년 6월 기준)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해외 유명건축가와 협력하는 경우가 많아 공모 참여조차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실력과 창의성 위주의 평가로 신진건축가에게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이에 대한 대안이다. 설계기획(안)으로만 우선 선발하는 ‘2단계 공모’와 ‘디지털 공모 심사’를 확대하고 공정한 경쟁을 위한 심사위원 선정 시스템을 개편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2단계 공모’는 아이디어 등에 대한 1차 심사를 통과한 자를 대상으로 2차 심사해 건축물‧공간환경을 건축‧조성 설계안을 선정하는 설계공모 방식이다. 설계공모 전 과정에서 종이를 없앤 ‘디지털 공모’는 중‧소규모의 건축가의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시켜 부담을 줄인다는 평가다.
전국 25개 건축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대학생건축과연합회의 파빌리온 전시공간 무료 대관, 서울시장상 수여 등을 비롯해 서울시 정책과 건축을 연계한 참여 프로그램도 늘려 예비건축가의 경험치를 높여준다.
역량 있는 건축가들의 공공사업 참여 기회도 확대한다. 건축상 수상자에게 설계공모 중 공공건축심의를 거쳐 중요도가 높은 사업을 지명공모(연 1~2건)하고, 공공예식장‧서울형 키즈카페 등 시책사업(연 20건) 공공기획 기회도 제공해 건축가로서의 견고한 성장을 돕는다.
예산 부족, 설계자 배제 등의 이유로 당초 설계 의도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설계의도 구현 계약’ 대상도 현재 설계비 1억 이상에서 설계비 상관없이 모든 공공건축물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공공건축심의시 대가 검증, 착공 신고시 계약서 확인 등 합리적 대가지급이 이뤄지도록 행정절차도 개선한다.
넷째, 건축가 존중 문화 정착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강화해 건축가의 사기를 진작시킨다. 또 불필요한 규제를 걷어내고 불합리한 제도는 간소화해 창의적인 역량을 마음껏 펼치도록 돕는다.
먼저 실명제, 착공·준공식 설계자 초청 등 건축가 존중 문화가 현장에서 자리잡도록 한다. 공공 유휴공간을 건축가용 공유오피스로 제공하는 등 신진건축가의 활동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건축사의 대가 기준 현실화, 우수건축물 재산세 감면 법령 개정 추진 등 실질적인 재정지원도 적극 추진한다.
정부와 협력해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규제 완화를 비롯해 통합심의를 통한 디자인 왜곡 방지, 기간 단축 등 건축가들이 역량을 마음껏 펼쳐 창의적인 건축디자인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7개 주요 건축단체와 정책실행 중심의 공식협의체를 구성해 대책의 실효성을 높인다.
오세훈 시장은 “경쟁력 갖춘 혁신건축가가 국내에서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고 세계무대에서 K-건축의 위상을 떨칠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아 주는 것이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며 “이와 함께 신진건축가들이 서울에서 자신의 가능성과 창의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서울이 테스트 베드이자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의 브랜드인 ‘K’의 명맥을 K-건축이 이어나가도록 건축가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