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건설이 최근 주요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받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수준의 평가라는 분석과 함께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중장기 재무개선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는 18일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변경했다. 2021년까지 A+(안정적)이던 신용등급은 2022년 말 이후 2년여 A+(부정적)로 유지됐지만 최근 조정된 것이다.
업계는 이번 평가가 시장 예측 범위 내 기술적 조정에 불과하며, 과거 시장 환경 악화에 대한 후행적 판단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미 해당 등급 수준을 반영해 자금 조달이 이뤄졌던 만큼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선 "이번 조정이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는 등급을 하향하면서도 동시에 “PF우발채무 관련 단기 유동성 리스크는 과거 대비 완화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PF우발채무 규모가 감소했고 2024년 3월 시중은행 등과 2조300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를 조성해 만기를 2027년 3월로 장기화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둔촌주공, 청담삼익, 잠실미성크로바 등 운전자본부담의 요인이 된 프로젝트들이 2025년 준공 및 입주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2025년 하반기에는 공사미수금이 회수되며 운전자본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무지표 개선도 뚜렷하다. 롯데건설의 2024년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부채비율은 2022년 말 265%에서 2024년 말 196%로, 차입금 의존도는 같은 기간 40%에서 24%로 낮아졌다. PF 우발채무도 2년 만에 6.8조 원에서 3.6조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으며, PF 유동화 증권 매입펀드 조성 등을 통해 차입 구조를 장기화하며 재무안정성을 높였다.
사업 측면에서도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인천 효성 등 지방의 대단지 사업장에서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청담 삼익·잠실 미성크로바 등 수도권 핵심 사업장은 2025년 하반기 준공 예정으로 연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미착공 사업장 다수가 서울·수도권에 위치해 사업성도 양호하다는 평가다.
홈플러스 펀드 개발사업의 경우 상동점, 동대문점 등 주요 부지의 인허가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어, 내년 분양을 앞두고 재무적 부담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수주액은 2조5354억 원으로, 이 중 1분기에만 1조8094억 원을 기록했다. 2025년 1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약 42조5000억 원으로 국내 주요 건설사 중 네 번째 규모다.
롯데건설은 향후 수익성 중심의 사업 선별과 보수적 자금운용,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회사의 중점 전략과 향후 분양시장 회복이 맞물린다면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되며, 중장기적으로 부채비율 150% 이하, PF 우발채무 잔액의 자기자본 이하 관리 등을 통해 외부 시장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재무 체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