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지난 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블루홀 의장, 민경환 구글코리아 상무 등을 오는 10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 게임분야 증인으로 채택해 소환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특히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경우 그동안 꾸준히 문제로 제기되던 이른바 ‘뽑기’로 불리는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수 많은 질의가 오고 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에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 김 대표를 올린 이는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손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이라며 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정부 규제가 없는 점을 성토했다.
당시 손 의원은 증인으로 참석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우리 아이들이 모바일로 도박을 경험하고 있다”며 “PC게임에는 한도가 있으나 모바일게임에는 한도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때 여 위원장 역시 “관련 법률상 최대 허점”이라고 인정하며 “지난 3년 간 사행성 문제를 지적했고 이런 점에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는 허구”라고 밝혔다.
그동안 게임업계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 규제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그러나 게임업계의 자율규제 준수율은 작년 7‧8월 기준 각각 65%, 71% 수준에 불과하며 지난 4월 공정위는 자율규제를 준수하지 않은 넥슨‧넷마블‧넥스트플로어 등 게임사에 대해 과징금 총 9억8400만원과 과태료 총 2550만원을 부과했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해 지난해 6월 21일 출시한 리니지M은 12일만에 가입자 700만명 첫날 매출 107억원, 출시 2주 후 매출 1000억원 달성했고 구글‧애플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일평균 100억원 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올해 상반기 한국 구글플레이 리니지M 매출은 4156억원을 기록하며 앱 매출 1위를 달성했고 누적매출은 1조5000억원 가량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이면에는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주 소비자인 게이머들의 주머니를 털어 달성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7년 9월 JTBC는 리니지M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논란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게이머들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사이에 뽑으면 운이 좋은 편이다”, “게임이라고 보기에는 심한 편이다. 본인의 경우 이달 150만원 정도 질렀다”, “1000만원을 질렀는데 무과금 유저랑 똑같이 됐다. 자기 전에 자살생각까지 들었다”는 등 우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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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아니라 리니지M 게임상 희귀아이템인 데스나이트의 불검, 제로스의 지팡이, 악몽의 장궁이 뽑기에서 나올 확률은 0.0001%로 뽑기 템을 구매해 10만회 시도할 동안 5% 확률로 당첨될 확률이며 50%를 넘기려면 최소 69만3147번을 뽑아야 하는 확률이라고 전했다.
이외에 게임 전문 매체인 ‘인벤’에서도 2억원 가량을 뽑기 템에 투자한 인터넷방송 BJ 사례를 소개하며 리니지M의 사행성을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 인터넷방송 BJ A씨는 본인 자금 1억7000만원, 외부인으로부터 지원받은 3000만원 등 총 2억원을 투자해 뽑기 템을 구매한 뒤 강화를 시작했으나 21회 모두 실패했다.
모든 자금을 탕진한 A씨는 결국 캐릭터를 다른 사람에게 판매했고 이 때 캐릭터 판매가격은 투자금 2억원의 10분의 1 수준도 못 미치는 1000여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리니지M의 뽑기 템은 강화‧획득 성공 확률이 극악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예를 들어 엔씨소프트가 공개한 리니지M 상급 변신카드의 획득 확률은 최고 등급인 영웅급은 0.006%에서 0.007%이며 그 아래인 희귀 등급은 0.024%에서 0.028%, 희귀 보다 하위인 고급 등급은 1.206%에서 1.266%, 가장 낮은 일반 등급은 2.388%에서 2.953%의 획득 확률을 보이고 있다.
오죽했으면 구글‧애플 스토어에서는 이같은 리니지M 뽑기 아이템 획득 확률, 결과 등을 모의로 돌려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까지 올라온 상태다.
리니지M의 확률형 아이템인 ‘뽑기 템’은 현금‧신용카드 등으로 N코인을 충전한 뒤 이를 화폐처럼 사용해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매하는 방식이다. 아이템 종류별 강화‧획득 성공 확률이 있어 강화‧획득에 실패하게 될 경우 돈을 주고 구입한 아이템은 무용지물이 된다.
이처럼 사행성 논란이 커지자 게이머들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청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지난 3일 기준 현재까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리니지M 등 게임상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논란 관련 청원 및 국민제안은 총 114건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3월말까지 총 5725명 참여한 청원 글을 올린 청원인은 “엔씨소프트는 초창기 리니지M이 나올 때 옛 추억을 찾기 위한 리니지가 되겠다고 광고했다”며 “하지만 1년이 다된 지금 매월 도박‧사행성을 위한 업데이트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어떤 사람은 돈 1억원을 써도 하나도 건지지 못하는 말 그대로 공중분해가 된다”며 “나라에서 우리나라 게임 문화를 확률형 도박을 할 수 없도록 바르게 잡아주고 건전한 게임문화가 되도록 법적 조치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손혜원 의원실 관계자는 웹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증인 출석시 질의할 이슈에 대해 현재 계속 검토 중”이라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논란에 대해서도 지적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서 “의원님께서는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사행성 논란은 제대로 짚고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손 의원은 지난해 김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김필주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