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해외출장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고급양주 구입 심부름을 시켜 구설수에 올랐던 중견기업 일진글로벌이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를 통해 또 다른 갑질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서울경제는 5일 일진글로벌이 이상일 회장의 공장 순회방문 때 여직원을 동원해 꽃다발을 전달하고 레드카펫을 까는 등 과잉의전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블라인드에 게재된 글을 인용해 이 회장이 각 지역 공장 순회를 하면 직원들은 계열사별 임원 지시 하에 일제히 공장 설비를 닦는 등 청소를 하고 주변 도로를 정비해야 하며 여직원들에게는 치마와 하이힐, 흰 장갑을 착용시키고 동선에 배치해 회장을 수행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일진글로벌 한 직원은 “회장님 보시기에 분위기가 칙칙하다며 사무직 직원들을 동원해 아스팔트 바닥에 검정 페인트칠을 하는 일도 있었다”고 폭로했으며, 직원들은 “회장이 따로 시키지 않아도 임원들이 ‘알아서 기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간부가 부하 직원에게 폭언을 일삼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직원은 “모 전무가 회의실에서 40분 동안 쉬지 않고 큰소리로 이 XX, 저 XX 등 욕설을 한다”며 “녹음파일도 다수 가지고 있다”고 적었다.

한편 일진글로벌은 해외출장자에게 이메일로 양주를 사오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직원들이 불편함을 느꼈다면 시정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에도 “관리팀장·총무팀장은 필요시 출장자에게 유선으로 양주 구입 요청을 부탁드린다”는 공지를 보내 기록은 남기지 말되 양주 구입 심부름은 계속 시키겠다는 꼼수를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서울경제는 보도했다.

김필주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