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김민정 기자] 성인 70% 이상은 인터넷에서 성지식 관련 정보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성·재생산 건강 및 권리 관련 인식과 경험 조사·분석에 따르면 19세 이상 1840명 중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다는 응답은 52.5%였다. 생각이 나지 않거나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도 20.0%였다. 성교육을 받았다는 응답 중 20대는 87.6%, 30대는 70.8%로 연령이 낮을수록 학교에서 성교육을 받았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성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한 사람 중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대답한 비율은 66.7%였다. 이 중에서 22.9%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33.3%에 그쳤다.
연구진은 "이미 행위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데 교육에서는 무언가를 하지 말라는 예방교육만 하다보니 학생들은 지루할 수밖에 없다"며 "지식전달 위주의 성교육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응답자들이 받은 성교육은 시청각교육/방송교육이 73.8%로 가장 높았다. 강의식교육은 67.6%, 강당집합교육 20.5%, 유인물배포 13.6% 순이었다. 체험교육 9.8%, 문답식(토의식)교육은 4.4%에 그쳤다.
학교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은 주로 인터넷을 통해 성과 관련된 정보를 얻고 있었다.
설문조사에서 성과 관련된 정보를 얻는 경로는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이 70.1%로 가장 많았다. 친구나 선후배 등 지인이 63.8%, 상담사 31.8%였고 교사는 15.0% 수준이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김여진 피해지원국장은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성과 관련해 왜곡되거나 폭력적인 내용이 많아 잘못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며 "왜곡된 내용들만 접하다보면 데이트폭력과 같은 여성폭력으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2018년 제14차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통계를 보면 성관계 시작 평균 연령은 만 13.6세다.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학교의 성교육이 지금 아이들의 문화를 못 따라간다. SNS 등을 통해 이미 학교 커리큘럼을 벗어난 수준에 있다"며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교육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성행위를 맞닥뜨렸을 때 대응할 수 있는 방법과 책임감 또는 행위 전 동의 여부나 거부의사, 피임 등 다양한 내용이 고루 포함돼야 한다"며 "특히 어렸을 때 성에 대한 권리와 주체성, 결정권에 대한 형성은 성인이 된 이후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전 생애적으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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