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의 가치를 그 자체로 인정하고, 필요하다면 헌법 개정 논의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 대한민국 과학기술계 대표 석학들이 최종현학술원(이사장 최태원 SK 회장) 8일 발간 '기술패권 시대, 흔들리지 않는 과학기술 국가 전략' 보고서 집필자로 참여, “헌법 제127조가 과학기술을 경제 발전 수단으로만 한정하고 있는 현행 인식은 시대적 한계를 지닌다”고 보고서에서 직접 지적하며 이같이 입을 모았다.
헌법 127조 1항은 "국가는 과학기술의 혁신과 정보 및 인력의 개발을 통하여 국민경제의 발전에 노력하여야 한다"고만 돼 있다는 게 석학들의 분석이다.
최종현학술원 발간 보고서 참여 저자들은 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인 염한웅 POSTECH 물리학과 교수를 비롯해 국가바이오위원회 부위원장인 이상엽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 전 대통령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인 이정동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권오남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정진호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원장,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 등이다.
'기술패권 시대, 흔들리지 않는 과학기술 국가 전략' 보고서는 ▲정권을 초월한 과학기술 전략의 수립, ▲장기 계획과 단기 전략 간의 균형, ▲민간과 학계가 창의적 시도를 촉진할 수 있는 독립적인 연구 생태계 조성을 강조했다.
과학기술이 정치적 이벤트에 휘둘리지 않고 지속 가능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려면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함께 과학기술계의 주도권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4월 최종현학술원에서 개최한 과학기술 정책 포럼의 논의를 토대로, 최종현학술원 과학기술혁신위원회에서 집필한 과학기술 정책 제언서다.
총 4부로 구성된 보고서는 ▲지속가능한 국가 R&D 전략, ▲인재 격차와 연구 생태계, ▲기술주권 및 정책 거버넌스 혁신이라는 3대 축을 중심으로 한국 과학기술 정책의 대전환을 제안한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 없이 국정이 바로 시작되는 상황에서는 과학기술과 같은 중장기 과제가 국민적 논의와 공감의 과정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이에 최종현학술원은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석학들과 함께 정파를 초월한 독립적 시각으로 과학기술 정책 보고서를 출간했다”고 말했다.
최종현학술원은 올 하반기 ‘과학기술 인재 전략’을 주제로 후속 포럼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