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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영의 투데이아트] 영화 ‘첫여름’은 노년 여성의 지난 삶을 한국적인 색채로 잘 풀어냈다

 

허가영 감독이 연출한 단편 작품 '첫여름'이 세계 영화인들의 마음을 울리며,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Cannes)의 뷔누엘 극장에서 열린 제78회 칸 영화제 La Cinef(라 시네프)부문에서, 1등을 거머쥐었다.

 

한국 영화는 2001년 '나는 날아가고…너는 마술에 걸려 있으니까'(연출 김영남)를 시작으로 거의 매년 La Cinef(라 시네프) 부문에 초대됐다. 윤대원 감독의 '매미'(2021)와 황혜인 감독의 '홀'(2023)은 2등 상을 받은 적도 있다. 라 시네프는 전 세계 영화학교의 중단편 영화를 소개하며 차세대 영화인을 발굴하는 섹션으로 상영작 중 3편을 뽑아 상을 주고 있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이란 반체제 감독인 자파르 파나히(Jafar Panahi)의 작품 '잇 워스 저스트 언 액시던트(It Was Just An Accident)'에 돌아갔다. 파나히 감독은 반체제 선전 등을 이유로 이란에서 여러 차례 체포됐던 인물로, 지난 2010년 영화 제작 금지 처분을 받았으나 몰래 영화를 만들어 해외 영화제에 출품해 왔다. 파나히는 2000년 ‘순환’으로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 2015년 ‘택시’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에 이어 이번 수상으로 세계 3대 영화제 최고상을 석권한 최초의 아시아 감독이 되었다.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한국 영화작품은 없다. 한국 장편 영화는 이번 칸 영화제까지 최근 3년간 경쟁 부문에 단 한 편도 진출하지 못한 가운데, 올해 공식 섹션에 유일하게 초대받은 작품은 '첫여름'이다. La Cinef(라 시네프)는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이 만든 중·단편을 대상으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의 하나이다. 올해는 전 세계 646개 영화학교에서 출품된 2,679편의 작품 중 16편이 공식 초청됐다. 한국 영화가 이 부문에서 1등 상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첫여름’은 손녀의 결혼식이 아닌 남자 친구 학수의 49재에 가고 싶은 영순의 이야기를 그렸다. 허 감독은 삶과 죽음, 가족과 사랑 사이에서 노년기 여성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이야기를 그려 세계 영화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며 노년 여성의 시선으로 지난 삶을 더듬어 가는 과정을 한국적인 색채로 잘 풀어냈다.

 

[ 웹이코노미 문화기획 시리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