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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의 ‘색’, 선명하게 볼 수 있다

POSTECH 노준석 교수, 가시광 전 영역에서 작동하는
수직형 하이퍼볼릭 메타물질 기반 음굴절 슈퍼렌즈 개발
“초고해상도 컬러 이미징 가능” 장점


[웹이코노미 윤혜인 기자] 코로나바이러스의 색깔은 무엇일까? 기존의 광학현미경으로는 바이러스와 세균을 높은 해상도의 색깔 있는 이미지로 보기 어렵다. 바이러스와 세균을 실감 나게 보기 위해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지만 후처리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흑백 이미지만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조한륜 씨 연구팀은 최초로 가시광 전체 영역에서 음수의 굴절률(음굴절)이 나타나는 수직형 하이퍼볼릭 메타물질에 기반한 슈퍼렌즈를 개발했다. 빛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물질인 하이퍼볼릭 메타물질을 이용하면 자연계 물질에는 존재할 수 없는 음굴절을 구현할 수 있다.

 

가시광 전체 영역에서 음굴절이 나타나면 회절한계를 초월해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이전에 흑백으로만 볼 수 있던 바이러스와 세균 본연의 색을 볼 수 있기도 하다.

 

다만 금속과 절연체가 번갈아 수평으로 쌓인 구조의 수평형 하이퍼볼릭 메타물질을 이용했을 땐 좁은 대역폭에서만 음굴절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론적으로 수직형 하이퍼볼릭 메타물질을 이용하면 넓은 대역폭에서 음굴절이 가능하지만 제작 공정이 어려워 실제로 구현된 적은 없었다.

 

노준석 교수팀은 하이퍼볼릭 메타물질의 물성과 음굴절이 가능한 최대 두께 사이의 관련성을 연구해, 기존의 나노 공정 장비로 충분히 제작할 수 있는 하이퍼볼릭 메타물질을 설계했다.

 

연구 결과, 노준석 교수팀은 개발된 메타물질이 450~550나노미터(nm)의 파장 대역에서 음굴절을 보인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이론적으로 수직형 하이퍼볼릭 메타물질은 가시광 전체 영역을 포함하는 초광대역에서 음굴절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아직 목표에 도달하기엔 재료와 기술상의 한계가 있어, 이번 연구에서는 100nm 대역폭에 그쳤다.

 

이번 연구에서 수직형 하이퍼볼릭 메타물질의 설계 방법과 공정 방법이 제시됨에 따라 추후 초광대역 영역에서 음굴절을 보이는 메타물질을 설계·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메타물질을 초광대역 초고해상도 박막 렌즈, 초고해상도 풀컬러 광학 현미경 등에 응용할 수도 있다. 이로써 1968년 러시아의 수학자 빅토르 베셀라고(Victor Veselago)가 음굴절을 수학적으로 예측한 이후 50여 년 만에,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전 영역에서 음굴절을 관찰할 수 있게 됐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수직형 하이퍼볼릭 메타물질을 실험적으로 검증함으로써 기존 수평형 하이퍼볼릭 메타물질의 가장 큰 단점인 좁은 대역폭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이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비롯한 바이러스·세균의 정확한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게 되는 등 나노광학의 산업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광학 분야 JCR(Journal Citation Report) 상위 10%인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포토닉스(Nanophotonics)’에 최근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