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이코노미 윤혜인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20일 국회를 방문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간담회를 갖고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및 노동이사제 도입' 관련 경제계 의견을 전달했다.
손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은 해고의 정당성 여부와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인한 혼란이 초래되고 연장․야간 근로수당 지불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이어 "이로 인해 우리나라 사업체 종사자의 25% 이상이 종사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의 존립 기반마저 무너질 수 있다"며 "이러한 소상공인들과 영세기업들의 목소리를 잘 헤아려 입법을 강행하기보다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선행해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이사제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손 회장은 "무엇보다 노동이사제 도입에 앞서 우리나라 경제와 노사관계 상황을 자세히 살펴야 할 것"이라며 "우선 우리나라의 대립적인 노사관계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노사관계 속에서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이사회가 노사 갈등의 장으로 변질되고 효율적 의사결정의 지연, 정보 유출 등 많은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노동이사제는 우리 경제시스템과도 맞지 않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49개 주요 국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노동이사제를 도입한 국가는 유럽 13개국과 중국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나라는 노동이사제가 도입된 일부 유럽국가와 달리영미식 주주자본주의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경제시스템을 갖고 있는 국가 가운데 노동이사제가 도입된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노동이사제가 우리 경제시스템과 맞지 않고,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예를 들었다.
아울러 손 회장은 "공공부문에 노동이사제가 도입된다면 노동계는 민간부문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일 것이고 관련 법안들이 추진될 우려도 크다"며 "따라서 지금은 노동이사제 도입보다는 갈등적이고 대립적인 노사관계를 협력적 노사관계로 바꾸기 위한 노력에 노사정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