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올바른 한글 표현, 표준어 알리기와 신종 '외계어'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일이 시급하다. 한국어 사전 빼고는 이제 올바르지 못한 한글 표현, 은어, 외계어 등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자꾸만 세상은 디지털화하고 복잡 다양해진다. 아날로그가 그리운 시점이다. 신종 외계어로부터 오롯이 한글을 지켜내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상대를 무찌르는 데 문제 없듯이,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움직임과 한글을 지켜내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우리는 해야 한다. 이에 웹이코노미는 '마음을 비우고 배우는 한글 상식' 문패 하의 다양하고도 재미 있는 기사로 동참하고자 한다.

[웹이코노미 김영섭 기자] 학교를 가지 않는 주말, 학생들은 다들 평소와는 다르게 해가 중천에 뜬 시간에 일어나기 마련이다. 부스스한 모습으로 거실로 나왔는데도 어쩐지 잔소리하는 사람 하나 없이 집안이 조용하다면, 다들 한 번쯤은 어머니가 남겨놓고 간 메모를 식탁 위에서 발견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아들~. 엄마 잠깐 밖에 나왔으니까, 일어나면 식탁 위에 차려놓은 밥 먹고 깨끗하게 설겆이 좀 해놔.”
그런데 이 문장에도 무심코 넘길 수 있는 틀린 맞춤법이 있다는 사실. 눈치챘을까? 바로 ‘설겆이’다. 이는 ‘설거지’로 고쳐야 옳은 표현이 된다.
1988년 이전에는 ‘설겆다’와 ‘설겆이’가 표준어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설거지와 설거지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한민국 《표준어》 규정 제25항에 따르면 사어(死語)가 되어 쓰이지 않게 된 단어는 고어로 처리하고 현재 널리 사용되는 단어를 표준어로 쓰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전에는 ‘설겆다’라는 단어가 있어 ‘설겆이’라는 말을 사용했었지만, ‘설겆다’가 고어로 처리된 이후로 더 이상 쓰이지 않으며 ‘설거지’가 표준어로 자리 잡았다.
그래도 여전히 헷갈린다면 ‘설겆이’와 ‘설거지’를 한 번 소리 내어 발음해보자. 둘 다 발음은 설거지로 동일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발음 그대로 ‘설거지’라고 쓰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