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우리는 여러 이유로 동사무소나 주민자치센터, 구청 등 각종 공공기관을 찾는다. 이 때마다 민원 서식의 어려운 용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공문서를 포함한 공공언어는 '공공기관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사)국어문화원연합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어려운 공공언어로 인해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는 '시간 비용'을 계산해 봤더니 2021년 기준 연간 1952억원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2010년 연간 170억원에 비해 무려 11.5배 늘어난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웹이코노미는 '공공언어 바로 쓰기'를 주제로 시리즈 특집기사를 기획, 정부의 쉬운 우리말 쓰기 캠페인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공문서는 의미를 잘 파악해야 사용한 주체의 의도를 제대로 알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르고 명확한 어휘를 사용해아 한다.
국립국어원이 공공언어 통합 지원 사업과 관련해 '공공언어 감수' 게시판을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이유다. 국립국어원은 이 게시판을 통해 중앙 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 기관 등에서 사용하는 공공성이 높은 대국민 문서가 쉽고 바르게 쓰일 수 있도록 문장 감수를 한다.
지난 4월 서울교통공사 무인정산기 거스름돈 초과 안내 검수요청 사례를 보면, "서울교통공사 무인정산기 안내문 <원문> 거스름돈 3000원 초과 시 거래 불가 합니다. <수정문> 거스름돈이 3,000원이 넘으면 이 기기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지금 투입하신 금액보다 적은 단위의 돈을 투입하고 다시 이용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으로 검수, 안내하고 있다.
특히 국립국어원은 정확한 용어의 사용과 관련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2013년부터 '공공용어 번역 표준화' 사업도 실행하고 있다. 공공용어의 표준화는 공공 분야에서 사용되는 우리 한국어, 한국 문화에 대해 공공성, 소통성, 규범성을 준수하여 외국인에게 바르게 알리도록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국립국어원은 설명한다.
이를 위해 국립국어원은 '공공용어 번역 정보'와 '공공용어 번역 요청' 코너를 운영한다. '공공용어 번역 정보'는 관광용어로서 자연물, 인공물과 관련된 지명, 도로명, 공공 관광 안내 표지판 등 관광 관련 공공 분야 용어와 한식명, 문화재명 일부, 한국학에 관련된 문화 분야 용어에 대해 영어, 중국어, 일본어의 표준 번역안을 제공한다. '공공용어 번역 요청' 메뉴를 활용하면 공공기관에서 요청하는 공공용어 번역안에 대한 영·중·일 감수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경상국립대학교 국어문화원 소식지는 "어휘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거나 명확하지 않은 어휘를 선택하면 의도한 내용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으므로 어휘를 바르게 알고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의미가 애매하다고 생각할 경우에는 사전을 찾아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식지가 예로 든 '의미가 애매한 단어'는 '주최, 주관, 후원'이 있다. 소식지 설명에 따르면 '주최'는 어떠한 행사나 모임을 기획하여 개최하는 기관을 뜻한다. '주관'은 그 행사나 모임을 개최하기 위해서 실질적으로 일을 맡아 관리하는 기관이다. '후원'은 그 행사를 개최하는 데 돈이나 물건 등으로 도움을 주는 기관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