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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웹이코노미 기고칼럼] 송영흡 코리안리 전무 "야만적인 전쟁을 멈추게 한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1929년 출간된 독일 소설가 레마르크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에드워드 버거 감독의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제1차세계대전 중 독일의 서부전선인 프랑스 접경의 참호전 묘사를 통해 왜 전쟁을 해야만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주인공 파울은 학교 선생님에게 설득되어, 적군을 격파하고 승리를 맛볼 생각에 한껏 고양된 채 전장으로 향한다. 그러나, 전쟁의 비참함과 굶주림, 의미를 찾을수 없는 살생을 겪으며 조국을 지킨다는 사명감은 환상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몸과 마음은 점점 지치게 된다. 

 

특히, 후퇴를 하던 중 프랑스군과 육박전을 치르는 가운데 파울이 죽인 프랑스 군인이 평범한 가장임을 알게 되면서, 전쟁의 최전선에서는 왜 싸우는지도 모른 채 그저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원초적인 생존본능 만으로 서로를 죽이는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휴전을 하루 남기고 오랜 전우인 카트가 프랑스 농장에서 달걀을 훔치는 과정에서 농장 주인의 아들이 쏜 총에 허무하게 죽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 1918년 11월 11일 11시에 최종적으로 휴전협정이 체결되고 1차대전은 종료되었다. 

 

1차대전이 발발하기전 100년(1815~1914) 동안 유럽대륙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중세 천년 동안 400불에서 500불로 증가하는 정도에 그친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백년만에 500불에서 2000불로 증가하게 되었다. 산업혁명으로 인한 생산량의 비약적인 증가로 인하여, 유럽 대부분 국가들이 역사상 최고의 풍요로움을 경험하게 되었다. 

 

산업혁명을 경험한 제국주의 국가들은, 생산된 물건을 강제로 팔기 위한 식민시장 확보를 위해 아메리가,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대상으로 식민시장 확보를 위한 해외진출 경쟁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국가간 충돌이 자국이 아닌 식민지역에서 발생하다 보니, 파울과 같이 전쟁을 낭만적인 생각으로 임하는 것은 당시 제국주의 국민들이 일부 선동가 들에게 설득되기 쉬운 상황이었다. 

 

이는 일본이 2차대전 중 자국민을 선동함은 물론 식민지하에 있던 우리나라 학생들마저 전쟁터로 몰고 간 것과도 비슷하다. 그러나, 파울의 경험처럼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그럴듯한 명분은 자취를 감추고 전쟁터는 파괴적 행위를 서슴지 않는 잔인한 재난의 장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수천년 동안 전쟁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반복하여 왔다. 

 

부국강병, 즉 무력을 통한 부의 확대에 있어서 인식의 전환이 생기게 된 것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 덕분이다. 국부론의 원제는 국가들이 부자 나라가 되는 특성과 원인에 대한 고찰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 이다. 아담 스미스는 1000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을 통하여, 국가가 부자가 되는 원리를 매우 쉽게 설명하였다. 국가의 부는 소유가 아닌 생산을 통한 부가가치 확대에 달려있으며, 생산력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자본과 기술, 노동력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생산량은 반드시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을 통해 합리적으로 결정되는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되어야, 불필요한 잉여 혹은 부족함이 발생하지 않고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량이 관리될 수 있다. 그 외에도 분업의 효과, 세금의 역할, 통화의 개념 등 현대경제학의 기초가 되는 거의 모든 분야를 다양한 역사적 사례와 일반적인 예를 들어서 알기 쉽게 설명하였다.

 

무엇보다도 국가간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강한 군사력을 통한 부의 증대개념을 지양하고 무역시장의 확대를 통한 상호 교환을 통해 부가 증가될 수 있음을 알게 하였다. 1차 대전을 치르면서 수천만명의 군인과 민간인의 피해로 인해 국제연맹이 결성되어졌음에도 불구하고 2차대전 발생을 막지 못하였다. 여전히 식민시장 확보를 위한 제국주의 열강들의 충돌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47년 체결된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와 그 후에 국제기구인 WTO(국제무역기구)는 관세를 통한 보호무역 장벽을 철거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국가의 목표를 부국강병보다는 국제무역을 통한 동반성장으로 변화시켰다. 그 결과 세계 도처에 경제적으로 작지만 강한나라 들이 출현하게 되었고, 우리나라도 그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게 되었다. 

 

펜이 칼보다 강하듯이, 국가의 부의 증대를 위해서는 국제무역이 전쟁보다 강하다는 것을 정치 지도자들이 잘 인식하게 되면, 지구상에서 전쟁이 사라지는 때가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 [칼럼기고자 소개] 송영흡 전무는 코리안리재보험사 기획 및 글로벌 담당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송 전무는 서울대학교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약 15년간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건설부문)에서 토목 엔지니어로서 국내외의 다수 현장을 경험한 바 있다.  2007년부처 코리안리로 자리를 옮겨 기술보험 손해사정 업무를 포함해 인사관리, 리스크관리를 거쳐 현재는 회사의 재무와 결산 기획을 담당하는 CFO역할을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