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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언어와 한글기획]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도 헷갈린 '접수'라는 단어

국립국어원, 상담 자료와 다르게 사용
'인공 지능 언어 능력 평가' 관련 포스터에
제출자 대상 안내 '신청·제출' 의미인데 '접수' 사용

[편집자 주] 우리는 여러 이유로 동사무소나 주민자치센터, 구청 등 각종 공공기관을 찾는다. 이 때마다 민원 서식의 어려운 용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공문서를 포함한 공공언어는 '공공기관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사)국어문화원연합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어려운 공공언어로 인해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는 '시간 비용'을 계산해 봤더니 2021년 기준 연간 1952억원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2010년 연간 170억원에 비해 무려 11.5배 늘어난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웹이코노미는 '공공언어 바로 쓰기'를 주제로 시리즈 특집기사를 기획, 정부의 쉬운 우리말 쓰기 캠페인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제시된 맥락에서 '접수하다'는 의미상 맞지 않는 표현입니다. '접수하다'는 '신청이나 신고 따위를 구두(口頭)나 문서로 받다'의 뜻을 나타내므로 문서를 제출한다는 뜻으로는 맞지 않습니다. '접수하다' 대신 사동 표현인 '접수시키다'를 쓰거나, '문서, 서류 편지 따위를 제출하거나 보내다'의  뜻을 나타내는 '내다'나 '문안(文案)이나 의견, 법안(法案) 따위를 내다'의 뜻을 나타내는 '제출하다'를 쓸 수 있겠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어원 상담 사례모음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2019년 12월 6일 등록된 것으로 <가끔 "000은 감사원에 청구서를 접수하였습니다."와 같은 표현을 쓰던데 맞는 표현인가요?> 란 잘의에 대한 답으로 올렸다. 국립국어원은 국어생활종합상담실 온라인가나다에서 묻고 답한 내용 중에서 뽑아 이처럼 정리한다.

 

그런데, 9월말 기준으로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파업창으로 접할 수 있는 포스터 안내문을 보면 '접수하다'의 의미를 다르게 사용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해당 포스터는 '2023 국립국어원 인공 지능 언어 능력 평가 AI 말평'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포스터가 안내하는 대로 접속하면, 제공된 문장들을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문장을 생성하는 이야기 완성과제와,  주어진 텍스트에 대한 화자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감정 분석 과제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이는 참여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제출 또는 신청을 안내하는 내용임에 분명하다. 

 

문제는 포스터에 참가 희망자 대상인데 '접수 방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데 있다. 국립국어원도 상담 사례모음 자료에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한 바, '접수 방법'은 '제출 방법'이나 '신청 방법'이란 말로 수정해야 맞다. 포스터의 '접수 방법'에서 '접수'라는 말은 '신청이나 신고 따위를 구두(口頭)나 문서로 받다'는 뜻으로 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포스터 상의 '접수 방법'은 누가 봐도 과제 참가 희망자를 대상으로 과제 제출 또는 신청을 안내한 것으로, '문서, 서류 편지 따위를 제출하거나 보내다'란 뜻으로 사용했다. 

 

따라서 국립국어원의 이 포스터에서 '접수 방법'은 참가 신청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청 방법'이나 '제출 방법'으로 표현해야 하는 게 맞는 것이다. 

 

우리가 '접수'라는 단어는 너무 흔하게 쓰고 있어 그 만큼 틀리게 쓰는 경우가 많다. '신청'이나 '제출'을 사용해야 하는데 너무 흔하게 '접수'라는 뜻으로 이해되고 또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보면 매년 수 십만 명이 참여하는 대학입시에서 상당수 대학 입시처에서 "수험생은  원서를 접수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당연히 원서를 제출하는 것임에도 '접수'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혼동을 가져오게 한 원인은 또 '접수시키다'란 표현이다. 국립국어원도 '신청이나 제출'이란 내용을 가질 경우 사동 표현 '접수시키다'를 '신청하다'나 ' 제출하다' 대신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또 한편으로 보면 '접수되다'는 표현이 가능한데, 하지만 이 역시 엄밀하게는 피동형이기 때문에 제출하거나 신청자 입장에서 '서류나 문건을 내다'는 능동적 표현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신청자 쪽에서의 '서류·문건 접수' 식으로는 사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대학입시생들을 대상으로 안내하는 '원서 접수'는 '원서 신청·제출'로 표현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런 헷갈리는 상황 때문인지 '접수'라는 말은 사실상 '신청'이나 '제출'로 많이 쓰고 또 그렇게 이해되고 있다.

 

한 국어 전문가는 "접수라는 말을 잘못 사용하는 사례는 너무 흔해서 이런 부분에 대해 입시기관이나 기업 채용관계자들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