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신경제연구소(대표 조윤남)는 기상청과 함께 2023년 10월 31일 기후정보 활용과 물리적 위험을 주제로 대신파이낸스센터 5층 대강당에서 포럼을 개최하였다.
기후위기의 일상화로 물리적 위험의 경제적 손실과 인명피해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제도 및 기술변화 등에 의한 전환위험 대비 물리적 위험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미진했다. 이날 포럼은 물리적 위험과 관련한 글로벌 공시의 주요 지침 분석과 기업대응 사례, 기후정보 및 기상 시나리오의 활용, 물리적 위험을 위한 기후테크 현황 등을 다루고 참석자과의 Q&A로 구성되었다.
행사를 주관한 대신경제연구소 조윤남 대표는 이번 기상청과의 공동포럼을 통해 물리적 위험을 이해하고 기후정보 활용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향후에도 담론분석이 아닌 현장에 적용되고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차별화된 ESG 연구를 통해 대신경제연구소가 지속가능금융과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길잡이가 되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상청 기후변화과학국 이미선 국장은 기상청은 기후위기 감시예측 총괄·지원기관으로서 이번 포럼을 계기로 기후경영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기후변화 시나리오 기반의 산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영향 및 리스크 정보 확대 등 기후경영 분야에 적극적인 기여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포럼의 첫번째 발표자인 대신경제연구소 ESG리서치센터 이선경 센터장은 기후정보 공시의 근간인 TCFD가 물리적 위험의 공시를 위한 개략적인 지침을 제공했으나 실제 적용을 위한 세부기준은 미흡하며 ISSB, SEC 기후공시안에서 물리적 위험 등 공시 세부기준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는 물리적 위험의 본질상 외부에서 표준화된 기준을 주는데는 한계가 있으며 기업 스스로 사업장과 공급망의 지리적 위치와 기후정보와 시나리오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진단하고 잠재적 손실을 예측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선경 센터장은 ESG공시와 관련해 가장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유럽의 ESRS 역시 물리적 위험과 전환위험 등 기후위험이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측정하는 일반적으로 통용될 있는 방법은 부재하며, 기후위험의 공시는 기업의 내부 방법론, 입력변수, 가정 등에 대한 중요한 판단에 의존한다고 언급하고 있다고 했다.
기후정보와 시나리오, 사업의 특징 등을 연계한 내부의 자체적인 진단과 고민이 없다면 외부 서비스를 활용해 공시는 가능할 수 있지만 물리적 위험에 실질적으로 대응하는 기후변화 적응에는 실패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국내외 기업의 기후변화 적응 사례를 소개했다.
두번째 발표자는 국립기상과학원의 변영화 팀장으로 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 관련 동향과 우리나라의 시나리오 생산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CMIP에서 온실가스, 에어로졸, 태양활동 등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요인(기후강제력)에 대한 입력자료를 결정하여 발표하면 각 나라별로 이것을 지구시스템 모델에 넣어 계산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AR4부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지구 영역의 공간 해상도는 135km로 지역별 상세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 따라서 전지구 모델을 기반으로 동아시아 영역에 대해 25km 해상도의 상세 시나리오를 만들고, 다시 남한 영역에 대해서만 1km의 고해상도 시나리오 만든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전지구 시나리오부터, 동아시아 영역의 시나리오, 그리고 남한 상세 시나리오까지 모두 생산하고 있다고 했다.
해외에서 제공되는 시나리오는 전지구 모델로 3-4개 격자에 우리나라 전체가 들어가는 수준이므로 지역별 기후정보를 상세히 알 수 없다고 밝히며, 한반도 영역에 대한 고해상도의 시나리오는 우리나라에서만 생산되므로, 한반도의 물리적 위험의 대응은 기상청이 제공하는 데이터와 시나리오를 활용하는 것이 보다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상청 김정식 과장은 기상청의 다양한 기후정보를 소개했다.
기상청은 국가 기후변화표준 시나리오를 총괄 관리하고 있으며,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미래의 극심한 기후위험을 분석하기 위해 폭염일수, 열대야 일수, 여름일수, 온난일, 온난야 등 총27종의 극한기후지수도 산출하여 함께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반도 미래 전망의 예로 포항에서 현재100년에 한번 발생할 수 있는 330mm 수준의 극한 강수가 고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21세기 후반기에는 20년에 한번 빈도로 발생할 전망이며, 대구의 경우 현재 일최고기온 40℃ 이상의 빈도는 55.7년에 한번이나, 고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21세기 후반에는 거의 매년(1.3년 빈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분석 결과들은 재난 관련 시설물 설계 기준의 변경, 사회·경제 각 부문들의 기후대응 기준 점검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및 다양한 기후 정보는 기후정보포털을 활용할 수 있으며, 기상자료개방포털을 통해서도 기상청에서 지금까지 생산된 모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과거에서 미래까지 나타나는 기후변화 추세와 미래전망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GIS에 기반한 기후변화상황지도를 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각종 기후요소와 극한기후지수를 연대/계절별/시나리오별로 지도기반 비교 가능하며, 행정구역별 상세 기후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대쉬보드도 개발될 예정으로 향후 기후정보의 활용도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대 기후테크 센터 정수종 교수는 기후 리스크 확대에 대응하고 관련 공시 등을 준비하는 수요 증가에 따라 글로벌 컨설팅사를 중심으로 기후리스크 진단 서비스들이 확대되고 있으나 그 방법론 등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함을 지적했다.
한편, 최근에는 물리적 위험 대응을 위해 위성관측과 머신러닝 등을 활용한 스타트업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개별적인 물리적 리스크의 선형적 진단뿐 아니라 여러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다양한 기상기후 시나리오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상청과 민간시장이 협력한 국내 리스크 진단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전 기상청장이자 서울대학교 교수인 남재철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 및 Q&A 세션에서 충남대학교 김승완 교수는 물리적 위험으로 인한 2차 피해로 전력망 손실 등을 언급하며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예측과 관련 활동의 강화와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활동이 모두 빠르게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대부분 기업과 금융기관 담당자들로 참석자들의 활발한 Q&A는 물리적 위험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행사는 과학적인 접근을 기본으로 하는 기상청과 재무와 경영 관점 분석에 기반하는 대신경제연구소가 민관 합동으로 개최한 포럼으로 서로다른 관점에 기반한 기관들이 만난 융합적인 시각을 제공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기상청과 대신경제연구소는 향후에도 기상정보를 기업경영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촉진하기 위해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