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국립대학교(GNU·총장 권순기) 고문헌도서관(관장 문선옥) 소장 ≪복재선생집(復齋先生集)≫이 지난해 12월 26일 보물로 지정되어 관보에 게시됐다.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에 따르면, ≪복재선생집≫은 조선 개국공신인 복재(復齋) 정총(鄭摠, 1358∼1397)의 유고 시문집이다. 황보량이 지은 발문에 이 책의 간행 경위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1446년(세종 28) 정총의 둘째 아들 정효충이 유고 시문을 수집・편차(編次)하고 손자인 정옥경이 편집하여 강원도 관찰사 이선제와 도사 정호연에게 ≪복재선생집≫ 간행을 부탁했다. 이에 황보량의 감독으로 목판을 완성했다. 이때 조성한 목판으로 인출한 초간본이다.
2권 1책인 이 책의 상권에는 172수의 시가 수록돼 있는데, 주로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 생활을 시작한 뒤부터 1395년(태조 4) 사신으로 명나라에 가기 직전까지의 작품들이다. 하권에는 왕명을 받아 정도전 등과 함께 수찬한 ≪고려사≫에 대한 서, 송거중 등의 부탁으로 지어 준 <신주향교기> 같은 기문, 정몽주의 공로를 치하하는 <교문하찬성사정몽주서> 같은 교서, 태조 이성계의 아버지인 환조 이자춘의 <정릉비> 같은 비명 등이 수록돼 있다.
이러한 수록 내용 등으로 볼 때 ≪복재선생집≫은 그 뒤에 간행되는 중간본 등의 편차에 모본(母本)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고려사≫, ≪고려사절요≫, ≪태조실록≫ 등의 관찬 사서를 보완할 수 있는 내용도 수록되어 있어 여말선초의 역사적・정치적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 정총의 문학 성격과 함께 인적 연계망 등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복재선생집≫에는 황보량의 발문 다음에 간행 업무를 담당한 인물들의 역할 및 성명 등이 담긴 간행기록도 수록돼 있어 조선 전기 출판・인쇄 문화의 실체와 조성 조직체계 등 연구에 매우 귀중한 기록유산이다.
이 고서는 2007년 하동 최증수 씨가 기증한 고서 847권 중에 포함된 것을 고문헌도서관에서 발굴하여 문화재로 지정한 것이다.
한편 고문헌도서관은 이로써 보물 2건 2점, 유형문화재 22건 3025점, 문화재자료 14건 820점 등 38건 3847점의 문화재를 소장하게 되었다.
고문헌도서관은 2022년 하택선 씨가 기탁한 권근 ≪응제시주≫(1462년 간행)와 함께 보물 2점을 2월 23일까지 고문헌도서관 2층 고문헌 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