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정부부처·공공기관

영풍정밀, '저글링' 실력으로 인사평가…신종 갑질 논란

노무전문가 "납득이 안가는 인사평가…노사 합의 없이 급여‧승진 결정시 사용자 권한 남용"

 

[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지난 2017년 5월 기준 재계서열 26위 영풍그룹 계열사인 영품정밀에서 직원들에 대한 인사평가시 저글링(juggling) 실력을 반영해 파문이 일고 있다.

 

공중에 볼을 던져 양손으로 번갈아 받아내는 동작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저글링은 서커스와 길거리 공연에 관객들의 반응을 얻기 위해 하는 동작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저글링과는 전혀 관계도 없는 펌프‧밸브 제조업체인 영풍정밀에서 저글링 실력을 인사 평가시 반영한다는 것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24일 ‘MBN’은 영풍정밀이 본사 및 지역영업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저글링을 통해 인사평가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한 직원은 MBN과의 인터뷰에서 “남녀 전 직원한테 저글링을 하라고 위에서 지침이 내려왔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풍정밀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저글링 기록을 인사평가에 반영한다며 직원들을 압박했다.

 

또 1년에 두 차례 정도 저글링 시험을 보았고 직원들은 평가관 앞에서 저글링 시범을 보이거나 인사팀에 저글링을 하는 영상을 찍어 보내야 했다.

 

뿐만아니라 영풍정밀은 저글링 등급까지 만들어놓고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면 진급과 임금 등에 불이익을 준다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례로 9급의 경우 공 3개를 가지고 10초 이상 저글링을 해야 했고 3급은 공 3개로 1분 30초 이상을 윗 등급인 1단의 경우 5분 이상 또는 기술 1개를 실시한 뒤 30초 이상 저글링을 해야했다. 4단 등급은 3개의 볼을 가지고 10분 이상 저글링을 하거나 4개의 공으로 30초 이상 저글링을 하도록 했다.

 

영풍정밀의 이같은 사실은 기업평가사이트 잡플래닛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했다. 지난해 말 영풍정밀 평가게시판에 글을 남긴 직원은 “회사를 다니기 위해서는 저글링을 해야하며 별도의 저글링 기술도 연마해야 한다. 즉 저글링을 통해 충성심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또한 경영진에 바라는 점에도 “저글링 시키려고 직원을 뽑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저글링 충성심 테스트는 이제 지양하시길...”이라고 적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MBN에 “안될 것 같은 일도 하겠다는 의지를 갖추고 자신이 노력하다 보면 결국은 할 수 있다. 그런 취지를 가지고…”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더 자세한 내용을 듣고자 웹이코노미는 회사 측에 연락했으나 “현재 관계자가 자리를 비워 답변할 수 없다. 관계자에게 전달한 뒤 빠른 시간 내 연락드리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이후 영풍정밀 측으로부터 별다른 연락은 오지 않았다.

 

저글링 인사 논란에 대해 모 노무법인 대표노무사는 “사용자에게 우선적으로 인사권이 부여되는 측면이 있다”며 “납득이 되지 않지만 합리적 조건 하에 직원들에 대해 단순 동기부여 차원에서 이같은 인사가 진행됐다면 정당성 부분에서만 문제가 되고 법적제재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그러나 취업규칙, 근로계약 등은 사용자와 근로자간 합의를 통해 이뤄진다”며 “노사간 상호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저글링이 급여나 승진 결정요인이 되는 등 불합리한 성격을 띤다면 효력이 발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사용자의 권한남용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필주 기자 webeconomy@naver.com

 





레저·여행·음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