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이훈 기자] 문학적 감성을 담아 노래하는 서율(書律) 밴드가 활동 9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길>과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두 장의 디지털싱글을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율 측은 "두 앨범은 현재 밴드가 추구하는 음악적 목표와 가치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발표된 <새로운 길>은 지난해 윤동주 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곡으로 1938년 4월, 윤동주 시인이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한 해에 쓴 동명시를 노랫말로 삼고 있다.
“내를 건너서 숲으로 /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어제도 가고 오늘도갈 / 나의 길 새로운 길 //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 오늘도…… 내일도……”
시인은 어제와 오늘, 내일 걷는 모든 길이 항상 새롭다고 말한다. 길에 대한 무한한 희망과 기대가 느껴진다. 걷기 혹은 길은 그 자체로 삶의 은유이다. 우리의 삶 속에서 인연과 경험들은 하나하나의 점으로 연결되며 여로를 만들어낸다.
이 곡은 무엇보다 시 속에서 윤동주가 원고지 위에 써내려간 시가 80년의 시공을 건너 스마트폰 세대의 이어폰을 통해 전해지면서도 변함없는 감동과 신선함이 느껴진다. 다양한 이팩터를 이용한 일렉트릭 기타와 여러 신디사이저의 음색 간 조화는 현대적인 동시에 서정성을 살린다. 여기에 곡이 진행될수록 사운드가 두터워지는 기승전결의 구성은 시가 지닌 호소력을 배가시킨다.
또한 지난 21일 발표된 <달이 떴다고전화를 주시다니요>는 김용택 시인의 동명시에 곡을 붙였다. 서율은 "과거에 비해 모든 것이 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즉흥성과 일회성이 유행하는 지금, 그리움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상기시키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리드미컬한 신디사이저와 빈티지한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의 조합은 달이 주는 몽환, 여성성, 감수성의 이미지를 새롭게 그려낸다.
반복적이지만 그루브한 베이스 라인, 단순하고 깔끔한 코드 진행은 시에 담긴 친밀감을 잘 살려준다. 원작자인 김용택 시인은 "시인의 의도와 시적 감성을 디테일하게 살려냄으로써, 시어로 만든 노랫말이 또렷하게 들린다. 내작품을 노래로 옮긴 것들 중에서 손에 꼽을 만한 수작"이라고 호평했다.
한편 서율 밴드는 "2018년을 음악적 성숙과 변화가 함께 이뤄지는 새로운 시작이자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 연말 기념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고, 올해를 기점으로 매년 새로운 시노래 음원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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