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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쓰기 전문가인터뷰 (2)] 양지선 기자 "쉬운 우리말 사용, 정부 차원 인센티브 제공해야"

양지선 문화일보 교열팀 기자
웹이코노미 특별인터뷰
국어교육과 독서교육 등 강조


[웹이코노미 김영섭 기자]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는 곳에 정부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양지선 문화일보 교열팀 기자는 웹이코노미와 인터뷰에서 "공공언어를 쉬운 우리말로 풀어쓰고,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의견을 밝혔다. 

 

양 기자는 또 현직기자들에 대해 "업무 현장에서 쓰이는 용어부터 바뀌어야 한다. 언론계에서는 여전히 야마, 우라까이, 도비라 등 일본말 혹은 일본말에서 파생된 은어가 자주 쓰인다"며 "현직 기자들이 먼저 의식을 가지고 이런 언어습관을 자정해서 고치려는 노력을 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양 기자는 ▲제대로된 국어교육 강화 ▲국어교육 중에서도 독서교육의 중요성 ▲한자공부의 중요성 등을 주문했다.

 

다음은 양 기자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요지.

 

- 현재의 업무를 간단히 소개해 주시면.
▲ 석간 문화일보 교열팀에서 교열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사에서 오탈자나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습니다.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을 바꿔 쓰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찾아 고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 '쉬운 우리말 쓰기' 관점에서 볼 때 신문사 교열의 역할과 중요성은.
▲ 기사를 읽다 보면 어려운 단어나 일상생활에서 잘 쓰이지 않는 단어를 사용해 의미가 모호한 경우가 있습니다. 신문은 새로운 소식을 대중에게 빠르고 정확하게 알리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기사를 읽었을 때 한 번에 와닿지 않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면 읽는 사람에게 혼돈을 줍니다. 흔히 신문은 중학생들이 읽었을 때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신문사 교열은 기사를 읽었을 때 누구나 쉽게 내용과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어려운 한자말과 외래어는 쉬운 우리말로 고치거나 풀어쓰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독자의 이해력을 높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 어려운 공공언어로 인한 시간 비용이 10년새 12배 늘어났다고 하는데 개선 방안이 있다면.
▲ 공공언어를 쉬운 우리말로 풀어쓰고, 불필요한 외국어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영어로만 된 안내문, 간판을 쉽게 발견합니다. 네이버에서는 지난 2014년 한글 간판 바꾸기 지원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쉬운 우리말을 사용하는 곳에 정부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이를 통해 공공언어로 쉬운 우리말이 널리 쓰이도록 자정하는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교열 업무를 하면서 볼 때 현직기자들이 '쉬운 우리말 쓰기'를 위해 부족한 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고 개선 방안이 있다면.
▲ 업무 현장에서 쓰이는 용어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언론계에서는 여전히 야마, 우라까이, 도비라 등 일본말 혹은 일본말에서 파생된 은어가 자주 쓰입니다. 현직 기자들이 먼저 의식을 가지고 이런 언어습관을 자정해서 고치려는 노력을 하면 좋겠습니다.

 

또한, 보도자료에 사용된 말을 그대로 기사에 갖다 쓰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보도자료에는 해당 기관에서 쓰이는 경직된 정책용어, 업무적인 표현이 그대로 담긴 경우가 많습니다. 대중의 이해도를 고려하지 않은 전문용어를 그대로 기사에 가져다 쓰니 딱딱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 됩니다. 보도자료를 보고 한 번에 이해가 가지 않거나 어려운 말은 쉬운 말로 풀어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교열 전문가로서 현재의 우리나라 국어 정책을 평가해주고 이 자리를 빌려 건의할 부분이 있다면.
▲ 최근 청소년의 문해력 저하를 우려하는 말들이 많이 나옵니다. 학교에서는 영어교육을 강조하지만 청소년 시기에 우리말부터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단순히 우리말을 할 줄 아는 것이 어휘력이 풍부하거나 국어를 잘 안다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국어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어교육 중에서도 독서교육이 더욱 늘어나야 합니다. 최근 영상 미디어에 흔히 노출되면서 책을 읽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문장력과 어휘력을 기르고, 사고력도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등 국어교과의 한 학기 한 권 읽기(온작품읽기) 활동이 축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교사들 사이 반발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자 공부도 더욱 강조되어야 합니다. 우리말의 70%는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단순히 순우리말만 우리말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한자를 알면 어휘력이 늘고 더욱 풍부한 표현이 가능해집니다. 그러나 현재 교육과정에서 한문은 중학교에서 처음 배우게 되고, 이마저도 선택 과목입니다. 청소년의 어휘력 향상을 위해 한자 공부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