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우리는 여러 이유로 동사무소나 주민자치센터, 구청 등 각종 공공기관을 찾는다. 이 때마다 민원 서식의 어려운 용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공문서를 포함한 공공언어는 '공공기관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사)국어문화원연합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어려운 공공언어로 인해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는 '시간 비용'을 계산해 봤더니 2021년 기준 연간 1952억원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는 2010년 연간 170억원에 비해 무려 11.5배 늘어난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웹이코노미는 '공공언어 바로 쓰기'를 주제로 시리즈 특집기사를 기획, 정부의 쉬운 우리말 쓰기 캠페인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지난 8월 9일, 경기도 여주시 세종국악당에는 ‘한글음악당 – 윤동주의 시로 만나는 음악회’란 제목의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이 매달 9일 '문화가 있는 날'의 일환으로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글음악당' 시리즈로 마련한 것이다.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이종금 문화공연팀장은 웹이코노미 취재진에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공모사업 선정작인 <한글음악당>은 한글 창제라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이 잠든 도시, 여주에서 한글로 연결되는 여주시의 특색을 담았다"며 "영화, 시&가곡, 뮤지컬, 대중가요, 장애예술 등 총 5개의 예술에 스며있는 한글을 주제로 공연을 펼쳐 한글의 소중함을 되새김과 동시에 여주시민들에게 문화복지 증진을 위해 무료로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음악회에선 윤동주의 ‘서시’, ‘참회록’, ‘십자가’ 등의 시를 보며 우리가 독립을 기념하고 1948년 한글로 간행된 후 여전히 재발간되며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는 윤동주의 시집 낭독과 그에 맞는 우리 가곡 ‘아름다운 나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서시’, ‘그리워’ 등의 연주가 함께하는 공연으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무대를 선사했다.
재단에 따르면 세종국악당에선 올 7~11월 <한글음악당>이란 새로운 시리즈로 영화, 시, 가곡, 뮤지컬, 대중가요 등에서 사용된 한글을 음악과 영상이 곁들여진 5편의 공연으로 다채롭게 진행한다.

영화 명대사와 O.S.T로 보는 한글, 뮤지컬 넘버로 보는 한글, 윤동주의 시와 가곡으로 보는 한글, 아름다운 가사의 대중음악 속 한글, 장애예술 속 한글 총 5편으로 시민들에게 다양한 예술이 주는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영화 속 한글' 공연에선 영화 ‘타이타닉의 My heart will go on’, ‘레옹의 Shape of my heart’, ‘노팅힐의 She’, ‘라라랜드의 Another day of sun’ 등 외국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한글 자막과 명대사, O.S.T를 재즈 피아니스트 조윤성 콰르텟의 연주로 함께 들으며 한글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마련됐다.
올 9월 '대중가요 속 한글' 공연에서는 ‘김광석 - 바람이 불어오는 곳’, ‘최성원 - 제주도 푸른 밤’ 등의 한 지 몇십 년이 더 지난 곡부터 최근 발표된 ‘이무진 – 신호등’, ‘볼빨간 사춘기 – 여행’, ‘아이유 – 밤편지’까지 우리가 평소에 즐겨 듣는 아름다운 가사의 곡들과 영상으로 띄워지는 한글과 함께 아카펠라 그룹 ‘제니스’의 화음으로 들어보며 한글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무대를 만날 수 있다.
10월 '뮤지컬 속 한글' 공연에선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 지금 이 순간’, ‘노틀담드 파리 - 대성당들의 시대’, ‘모차르트 - 황금별’, ‘오페라의 유령 - 팬텀 오브 오페라’ 등 해외 유명 뮤지컬 넘버를 한국어로 번역해 음악감독 강수빈의 편곡으로 즐기며 한글의 의미를 찾고 위대함을 느껴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1월 '장애예술 속 한글' 공연에선 서로 다른 발달장애가 있는 장애인들로 구성된 예술단 사물놀이팀 ‘땀띠’가 출연한다. ‘땀띠’는 많은 사회활동의 제약 속에서도 장애를 극복하고 사물놀이와 전통연희를 비롯해 창작 음악을 위주로 연주하며 무대에 서기까지, 그런 땀띠의 연주와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한글 영상으로 장애인식 개선과 함께 한글음악당의 마침표를 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