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은행장 조병규)의 '글로벌 금융사 도약' 전략이 놀라운 속도로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우리은행은 인도지역 현지화 전략 전초기지로 푸네지점과 아메다바드지점을 추가 개설했다. 지난 2012년 첸나이지점을 시작으로 2017년 구르가온, 뭄바이지점을 개설한 우리은행은 이번 지점 추가 개설로 인도 전역에 총 5개의 영업망을 구축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인도지역에서 삼성,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등 다수 국내 기업에 금융지원을 하고 있으며 이번 푸네지점, 아메다바드지점 개설을 통해 인도 현지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영업으로 인도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으로 금융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푸네지점과 아메다바드지점 추가 개설은 인도 시장에서 우리은행의 전략적 입지를 다지는 중요한 계기로 현지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앞으로도 다양한 지역에서 고객 중심의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여 국제금융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우리소다라은행’은 2014년 소다라은행(Saudara) 인수 후 인도네시아에서 현재 161개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의 균형 잡힌 성장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대출금 U$28억, 영업수익 U$72백만 규모를 달성했다.
우리은행의 베트남 현지법인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 6월 25일 하노이에 현지 26번째 지점인 ‘롯데몰지점’을 신설했다. 앞으로 롯데몰지점은 작년 11월에 개점한 스타레이크지점에 이어 현지 자산가 고객을 위해 투체어스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밀도 있게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또 지난 4월 베트남우리은행은 2억 달러 규모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확충된 자본력과 베트남 전역 26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현지화 영업을 강화하고, ‘잘로페이’ 등 현지 대형 플랫폼사와 연계한 비대면 모바일 뱅킹도 지속 확장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역사적으로 봐도, 지난 1968년 시중은행 최초로 동경지점을 개설한 것도 우리은행이다. 이로써 올해 우리은행은 해외진출 56년째를 맞은 것이다. 2023년 9월말 현재 24개국 466개 글로벌 영업망을 구축, 국내 은행 중 가장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용 중이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 글로벌 부문은 2022년말 총자산 348억달러, 당기순이익 3.4억달러를 시현했으며, 작년말 기준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총자산 9%, 당기순이익 2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글로벌 성장전략 핵심은 '자체성장 + 인수합병(M&A)'이다. 진출 국가 현황에 맞게 자체적 성장전략을 추구하거나 진출 후 현지 금융회사를 합병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1단계 소규모 법인 인수 등 소액투자로 시장에 신규 진출 ▲2단계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 축적 및 M&A 등을 통해 성장 발판 구축 ▲3단계 현지 리딩뱅크 대열에 진입하는 것이다. 법적 규제나 금융환경이 국내와 완전히 상이한 해외 시장에서는 리스크관리가 최우선으로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 우리은행은 '아시아 No.1 글로벌 금융사 도약을 위한 선택과 집중-2nd Home'이란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전략을 공식 천명했다. 우선,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 25%'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동남아 3대 법인 대폭 증자에 나서고, 방산 수출의 유럽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폴란드엔 지점을 설치해 'K-방산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성장전략이 적중했던 지역은 동남아 시장이었다. 그 중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은 작년말 기준으로 지난 3년간 연평균 당기순이익 성장률 32%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글로벌 전체 순이익 중 3대 법인 비중도 2019년 35%에서 2022년 43%까지 끌어올렸다. 우리은행이 동남아를 '2nd Home'으로 삼아 2030년까지 은행 전체 손익 중 글로벌 비중을 25%로 설정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글로벌화에 발맞춰 국내로도 외국인 거주자를 위한 금융서비스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은 △본점영업부(미국·중국 특화) △광희동금융센터(몽골·러시아 특화) △의정부금융센터(태국·캄보디아 특화) △김해금융센터(인도네시아 특화) 등 4개 영업점에 ‘Global Desk’를 설치하고 영업에 들어갔다. 이로써 우리은행의 ‘Global Desk’는 기존 구로본동지점, 서울대학교지점, 신제주금융센터, 서귀포지점에 더해 전국적으로 총 8개 영업점까지 확대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2년 외국인 전용 ‘안산외국인특화지점’ 개점을 시작으로 지난 3월 외국인 직접투자 특화채널인 ‘글로벌투자WON센터’를 신설한 바 있다. 또한, 전국 20개 출입국사무소에 여권인식 ATM기기를 설치해 외국인등록증 발급 수수료 수납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외국인 거점지역에 집중해 영업망을 확대해오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자사 글로벌 도약 '2nd Home' 전략에 대해 "인도네시아는 현지 '톱10 은행', 베트남은 '외국계 리딩 뱅크 도약', 캄보디아는 현재 '톱5 은행' 등을 각각의 비전으로 설정하고 있다"며 "우리은행은 이를 통해 2nd Home 전략도 머잖아 현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