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이코노미=김필주 기자] 조현아 ‘땅콩 회항’을 시작으로 조현민 ‘물컵 투척’ 갑질 등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와 관련된 갑질 행위 제보가 물밀듯이 터지는 가운데 계열사 진에어에서 근무 중인 직원들의 제보도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2일 개설된 ‘진에어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이라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는 현재까지 약 500여명 가량의 진에어 직원들이 그동안 당했던 갑질 행위를 제보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 진에어 승무원들이 유니폼으로 착용하고 있는 스키니진 청바지에 대한 불만이 폭주했다.
이들은 그동안 스키니진 청바지가 몸에 강한 압박을 가해 소화불량, 방광염, 질염 등 질병까지 얻은 직원들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호소했다.
일부 직원들은 스키니진 청바지로 입고 식사를 하다보니 쉽게 소화불량에 걸려 위장약을 달고 산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원은 딱 달라붙는 복장으로 인해 업무시 허리를 숙이거나 앉았다 일어서는 데 상당한 불편을 겪고 특히 여름철 땀띠까지 생겨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직원들은 신규 유니폼을 제작을 위해 만든 유니폼 태스크포스(TF)팀이 진행하는 직원 의견 조사는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직원들에 따르면 유니폼 TF는 여지까지 유니폼 선정과 관련해 직원 회의를 딱 1회 진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스키니진 청바지 유니폼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일자 진에어는 4일부터 객실승무원 신규 유니폼 피팅을 일시 중지한다는 안내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마저도 불신의 눈초리를 보냈다. 이들은 “회사가 유니폼으로 인한 직원들 불만을 재우기 위해 일시 중단하는 것”이라며 “이후 불만이 잠잠해지면 다시 피팅을 시작해 재생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진에어는 지난 2008년 창립 당시에도 청바지와 티셔츠, 모자 등을 유니폼으로 착용했다. 이후 지난 2013년 현재와 같이 청바지를 유지하면서 셔츠·자켓 등을 착용하는 유니폼을 유지해왔다.
진에어는 지난해 7월 5일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롭게 유니폼을 변경하기로 결정하고 올해 하반기 신규 유니폼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지난 3일 유니폼 TF는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4일 9시부터 객실 승무원 신규 유니폼에 대한 개인별 사이즈 피팅을 일시 중시한다”며 “유니폼과 관련해 여러분이 느끼는 어려운 점에 대해 더 고민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을 제작 전 갖고자 한다”고 공지했다.
이외에도 직원들은 기내 면세품 판매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성토했다. 그동안 회사가 객실 승무원들로 하여금 면세품 판매시 계산 착오로 발생한 금액 부족(쇼트)에 대해 직접 고객과 연락해 차액을 받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때 모르는 전화번호를 기피하는 고객들로 인해 승무원들의 명함·아이디카드 등을 찍어 고객에게 보내는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고객들이 불만을 표하며 차액 지급을 거부할 경우 승무원들이 사비를 들여 차액을 매꿔왔다고 전했다.
논란이 일자 진에어측은 “기내 면세품 판매시 승무원들이 고객에게 차액과 관련해 직접 연락하는 것을 4일부터 중지토록 했다”고 밝혔다. 또한 차액에 대해 “승무원이 책임지도록 한 사실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내선 항공기 청소에 승무원들을 무임금으로 투입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채팅방에서 직원들은 김포공항을 뺀 국내선 공항에서 항공기가 정차하는 동안 국내선에 배치된 승무원 4명이 기내를 청소한 사례도 소개했다.
직원들은 이로인해 지상에서 항공기 내 비인가자 출입통제가 불가능해지고 기내 청소를 하기 때문에 승무원들이 비행 중 식사를 할 수 밖에 없어 착륙 안전 업무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필주 기자 webeconom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