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평년 수준의 절반인 28.7mm에 불과했다. 여름철 장맛비로 가뭄은 해갈됐지만 많은 물이 필요했던 파종기(3월 말~5월 초)에는 물이 부족해 농가의 피해가 극심했다. 기후 위기로 인해 날로 심각해지는 가뭄을 예측하지 못한다면 올해와 같은 일이 매번 반복될지도 모른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 · 박창균 前 환경연구소 박사, 국토연구원 이상은 박사,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윤현철 박사 공동 연구팀은 자가교정 유효가뭄지수(self-calibrating Effective Drought Index, 이하 scEDI)를 기반으로 한 다중 모델 예측을 통해 가뭄을 전망하고, 가뭄 회복에 필요한 누적 강수량을 제시했다. 이 연구는 지구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환경 연구 레터(Environmental Research Letter)’에 게재됐다.
농촌에서는 매년 파종기에 대비해 강수량 예보를 기반으로 댐에 물을 저장한다. 그러나 올해 초 순천 주암댐의 저수율은 28%에 불과했다. 강수량과 달리 가뭄을 예측하는 시스템은 아직 미비한 수준이며,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다른 나라의 가뭄 예측 모델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작년 감종훈 교수팀은 우리나라의 기후 상황을 고려하여 가뭄의 강도를 비교 · 분석하는 지표인 scEDI를 개발했다. 이 지표는 기존 EDI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시간적 · 공간적 변수를 보정한 값으로 강수량 예측 정보를 가뭄 예보로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표다.
분석 결과, 올해 3~5월 안에 가뭄을 완전히 해갈하기 위해서는 3월과 4월, 5월 누적 강수량이 각각 170mm, 310mm, 440mm가 될 때까지 비가 내려야 했다. 봄철 가뭄에 대비해 댐에 저장할 물의 양을 시기적절하게 관리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감종훈 교수는 “가뭄 해갈에 필요한 물의 양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했지만 아직 지속적인 연구와 모니터링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 “지역적 가뭄 발생 시 유역 간 수자원 활용 등 범국가적인 물 관리 사업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가뭄에 대한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매체의 협력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행정안전부와 공동연구기술개발사업, 세종펠로우십사업 등의 지원으로 진행됐다.